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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옹이 위에 발 하나를 잃어버린 나비 한마리로 앉아..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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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존재관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5회 작성일 18-12-15 12:52

본문

소설이라 말할수가 있을까요..김선우시인의 시를 보구 그 싯구에 따라 글을 쓴것입니다.

 

 

 

바람의 옹이 위에 발 하나를 잃어버린 나비 한 마리로 앉아[김선우]

봄꽃 그늘 아래 가늘게 눈 뜨고 있으면 

내가 하찮게 느껴져서 좋아

 

먼지처럼 가볍고

물방울처럼 애틋해

비로소 몸이 영혼같아

내 목소리가 엷어져가

 

이렇게 가벼운 필체를 남기고

문득 사라지는 것이니

 

참 좋은 날이야

내가 하찮게 느껴져서

참 근사한 날이야

인간이 하찮게 느껴져서

 

 

참지 못했어.아니 안참았어.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처음엔 잘 참을수도 있을거라 생각을 했어.

우리딸 신혜를 보기전의 일이야.

병원에서 딸아이의 눈빛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살의가 치밀어 올랐거든.

그놈,아니 가해자의 부모가 찾아와서 무릎을 꿇었어.

자식을 잘못키운 자신들의 죄이니까 고통이든,모욕이든,저주든 모두 자신들이 받을거라고 했지.

부모.그게 도대체 뭐길래 자식의 잘못까지 뒤집어 써야 하는걸까?

그 부분에서 다시 살의가 사라지더라.

어쨌거나 누군가의 자식이며,그놈도 죄의식을 가진채로 반성할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아픈 신혜를 보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만,그냥 넘어가기로 했어.

마음속으로 천불이 일었지만말야.

합의라는걸 해줬지.그게 잘못된걸까?

멍청한 짓을 한건지도 몰라.

얼마 지나지 않은시간에 거리를 웃으며 활보하는 그놈이 눈에 띄었어.

난 무의식적으로 그놈을 따라가게 되었나봐.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봐도 도대체 왜 따라갔는지 기억하지 못하거든.

머리와 가슴속 깊이 눌러 놓았던 살의가 고개를 치밀어 올렸던 것 같다는 짐작을 하긴 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어.

어쩌면 살의보다는 너무 환하게 웃는 그놈의 모습에 심술이 나서 그게 싫어서 따라가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어.

내딸은 아직도 병원에서 많이 아프고 힘들어하면서 상처를 보듬지도 못하는 중인데 

화창한 봄날에 웃는 그 모습이 너무 싫었어.

난 봄꽃 그늘 아래 가늘게 눈 뜨고 있으면 그냥 눈물이 흘렀거든.

그날이후 신혜는 두 번이나 손목을 그어서 정신과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그놈은 웃으면서 다니는거야.

따라가다가 그놈과 눈이 마주쳤는데 나를 못 알아봤어.

내가 바로 뒤에서 바라보는데도 못알아봤지.

그리고 그 더러운 입에서 우리 신혜이름이 나왔어.

야,신혜그년 따먹을때가 아직도 안 잊혀진다.

역시 강간이 제일 강렬하게 느껴지긴 하는건가봐.

그놈은 반성은커녕 신혜를 아직도 노리개감으로 생각을 했던거야.

그땐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어.

정신이 완전히 나간거겠지.

어떤부모가 그상황을 냉정히 주시하고 참아 넘길수가 있을까.

나중에 들어보니 길가옆 식당에 들어가 주방에서 쓰는 칼을 집어들고 나와서 다짜고짜 그놈을 찔렀다는거야.

정신을 차리니까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고 그놈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어.

헛 웃음이 났어.

시원한 것도 아니고 그저 허탈한 웃음.

실성한 사람처럼 웃었던 것 같아.

정말 쉽구나 사람을 죽인다는 건 아니 그놈은 사람이 아니었어.

물론 나도 사람을 죽인사람이 되었으니 마찬가지로 사람이 아니겠지.

내가 하찮게 느껴져서 좋아.

사는게 그렇듯 관계가 역전이 되어버렸어.

내게 무릎을 꿇었던 그놈의 부모에게 우리가족이 합의를 해달라고 말할 처지가 된거야.

아내에게 말했어.

당신 잘 들어.난 잘못한게 없어.우리 신혜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남을거야.

그러니까 합의나 그딴거 생각도 하지마.

그놈 부모는 만날 생각도 하지마.그냥 신혜나 잘 보살펴.

난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그러자 아내가 말했어.

당신은 당신 생각만 하죠?

아빠가 저 때문에 감옥에 있는데 신혜가 잘 지낼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여기까지 와서 아빠얼굴 보고는 못 살거 같다고 밖에서 울고 있어요.

며칠후면 고등학교 입학도 해야하는데 이런 상태로 어떻게 입학을 해요.

어떻게든 합의해서 하루라도 빨리 나오는게 중요하죠.

그냥 밖의 일은 밖에서 알아서 할테니까 몸조리나 잘해요.

괜히 엉뚱한 생각하지 말고요.당신없으면 나도 신혜도 못 살아요.

그것만 알아요.

이사람은 언제 이렇게나 강해진걸까.

강한척하는 것이겠지만,누구보다 힘들겠지만.

항상 내 그늘에서 살아가는 여린 사람이 강한척을 하려는게아파졌어.

너무아팠어.

먼지처럼 가볍고 흔적없이 끝내고 싶었는데 날 단속하는 아내의 말에 더 서글퍼졌어.

우리 신혜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며 물방울처럼 애틋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미안한게 어떤건지 모르겠어.

그냥 이렇게 가족 곁을 떠난다면 

비로소 몸이 영혼같아서 자유로울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순전히 나만의 착각이었는지 모른겠다.

의지가 사라지니까 내 목소리가 엷어져 가더라.

멍청하게 생각하고 유서를 봤어.

이렇게 가벼운 필체를 남기고 문득 사라지는 것이니,라고 

시작하는 이기적이면서 바보같은 글.

가족의 의사따위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다 나혼자 결정하고 마무리지으려 했었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다시,훨씬더 많이 괴로워졌어.

내가 저지른 행위를 온전히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거잖아.

갇혀있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거야.

그걸 참는게 더 힘들더라. 

그때 딸아이에게서 편지가 왔어.

=아빠,나 신혜야.잘 있는거지.교도소 앞에까지 갔는데 아빠보면 너무 힘들어서 못버티고 울어버릴거 같아서 못봤어.

어떤 의미인지 알지?면회 못하고 돌아오니까 얼만 더 아팠는지 몰라.차라리 볼걸.지금도 얼마나 보고 싶은지 몰라.

엄마한테 들었는데 아까가 나쁜마음을 먹은 것 같다고 했어.나 때문에 아빠가 이렇게 됐는데 지금도 미칠 것 같은데 더 나쁜 상황이 된다면 나 어떡하라는거야.

난 우리아빠가 나 기쁜날이나 슬픈날에 항상 옆에서 손꼭 잡아주고 친구 욕하면 들어주면서 같이 화내주고 그렇게 늘 내편이 되어주면서 있었으면 좋겠어.

물론 지금이야 어쩔수 없이 떨어져 있지만 아빠가 곁에 돌아올때까지 나 열심히 살거야.

아빠가 돌아온다는 생각으로말야.그게 몇 년이든 몇십년이든 상관없어.오기만 한다면 기다릴거야.

그러니까 엉뚱한 생각하지말고 나랑 엄마만 생각해서 하루라도 빨리 곁으로 돌아올 생각만 해.

안그러면 아빠 미워할거야.아빠가 젤 사랑하는 나랑 엄마가 아빠 미워하면 아빤 정말 슬플걸.

그러니까 꼭 돌아와야해 사랑해!보고싶어 아빠...=

그래.그런거야.

난 무슨 생각을 했던건지 정말 바보같다는 생각을 했어.

오늘은 참 좋은 날이야.

언제나 내가 하찮게 느껴져서 별 필요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돌아갈 곳이 있었어.

아니 꼭 가야하는,가야하는곳이 있는거야.

참 근사한 날이야.

시간이 지나고 재판날이 다가왔어.

아내는 물론 딸까지 피해자를 찾아갔지만 여의치가 않았는지 합의가 되진 않았어.

예전과 달리 난 우리가족이 애쓰는걸 보면서 절망하진 않았어.

결국 내가 돌아가야 할 집이잖아.

같이 살아갈 가족.힘들땐 힘이 되어주고 같이 아파해주는 그런 가족 말야.

그러면서 그놈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

인간이 하찮게 느껴져서 너무도 증오했었는데 그놈도 소중한 가족 이었던거잖아.

그런 가족이 타인에 의해서 사라졌는데 어느 누가 쉽게 합의를 해주겠어.

아니 합의를 바라는게 이기적일수도 있을거야.

우리가족의 입장에서는 어떤 수모를 겪더라도 합의를 하고 싶어하는게 당연하겠지만.

결국 12년이라는 형량을 선고 받았어.

항소까지 갔는데도 달라지지 않았지.

사정은 딱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대낮에 칼로 찔러죽인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선고였어.

당연히 합의가 안된것도 언급하면서 판결이 끝났어.

며칠 뒤 딸 신혜의 편지에 그런 내용이 있더라. 

16살인 자기가 28살이면 아빠가 곁으로 오는거라고.

그러니까 그때까지 잘 살아서 좋은 사윗감도 마련해놓고 기다릴거라고 

아빠보다 좋은 사람은 못찾겠지만 최대한 아빠같은 사람 만날거라고.

편지를 받고서미소가 지어졌어.

사실 한 생명을 앗아간 내가 이렇게 행복감을 가져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어.

그런데 내가 살아가는 세상도 온전히 내가 만들어가는게 아니더라.

내가 있고 가족이 있고,수많은 가족들이 어울어져서 삶이 만들어지는거잖아.

모든 죄는 먼지처럼 가볍고 물방울처럼 애틋해.

작은 마음가짐이면 바꿀수 있는 것 같아.

행복해질거야 가족이 없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참 좋은 날이야.

내가 하찮게 느껴져서.

참 근사한 날이야.

인간이 하찮게 느껴져서.

온 하늘이 우리가족들로 가득찼어.

아내의 얼굴과 신혜의 얼굴이 나를 보며 미소를 짓더라.

다행이야.우리가 하찮다는걸 안다는 사실이.

삶이 하찮아서 생각보다 더 가볍게 생각할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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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싸피언스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싸피언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마다 이맘때면

어머니는 뼈를 우리고 또 우려 국물 한대접에 밥을 말아 주시곤 했습니다




님의 소설 속에서

시의 울림이 마치 뼈를 우린 국물처럼 깊은 맛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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