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結者解之결자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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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667회 작성일 15-07-25 20:57

본문

結者解之 / 박서아


마흔일곱이란 나이에 결자해지라는 옛말을 떠올리는 나는 병아리 장례지도사다.
오늘은 흑석동 중대병원에서 출발해 완도까지 긴 여정의 장례를 치르고 왔다. 
고인은 2남 3녀의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노부부가 완도에서 비교적 조용하게 
농사를 지으며 사시다가 췌장암에 폐렴이 원인이 되어 3개월 앓다가 눈을 감으셨
다고 했다. 미망인도 그렇고 가족 모두가 췌장암의 고통을 아는지라 비교적 담담
하게 고통 없는 곳으로 아버지를 보내드리려는 마음이 엿보였다. 
새벽 다섯시에 출발해서 열한 시가 다되어서야 완도에 운구가 도착을 하자 
차창 밖에서 여인들의 통곡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엔 단순히 같은 동네 분 일 거라 
생각을 했는데,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곡소리의 내용은 "이렇게 허망하게 가버리면 
어쩌나. 나는 아직도 하고 싶은 말도 많고 듣고 싶은 말도 많은데. 오빠!"  였다.
마을회관에 마련된 임시 빈소에서도 곡소리는 끊이지를 않았다. 저토록 서러움에 
겨워 울어대는 여인의 통곡소리는 전라도 특유의 한스러운 가락 덕에 곁에 있는 
모든 이들이 함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태풍의 북상으로 중부지방은 새벽녘에 
강한 빗줄기가 내렸는데, 완도는 하늘에 구름 한 점이 없어 모두를 눈물보다 더한 
땀에 젖게 만들었다. 하관 하고 한 줌의 흙으로 영원한 이별을 고할 때는 곡소리는 
더욱 고조되어 정리되지 않은 산 자와 죽은 자 사이 인연의 끈에서는 눈물이 마르
지를 않았다. 타인인 나로서는 알 수 없는 그 가족들 간의 많은 일들 속에 많은 시간
이 더해져 오랫동안 왕래 없이 지내다가 오빠의 부고 소리에 동생은 놀랍고 당황
스러웠던 만큼 아파하는 것 같았다.

모른척 지나쳐야 하는 고객의 가정사가 계륵처럼 나의 목에 걸리는 것은 나에게도 
그런 형제가 있기 때문이다. 용서해야지 하는 마음을 가지기 시작은 했지만, 형제 
이기에 오히려 결코 용서가  안 되는 것을 이해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오늘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나에게 교훈처럼 남겨져 지금 나처럼 형제간에 지내면, 
훗 날 저 형제들처럼 보내고 눈물 흘리게 되는 날이 올 것 이라는 거다. 
세상 모든 사물은 고통속에서 얻은 진리를 우리에게 교훈으로 남겨준다.

結者解之 其始者 當任其終
결자해지 기시자 당임기종
- 맺은 사람이 풀고, 처음 시작한 사람이 그 끝을 책임져야 한다. 

이 풀고 끝을 맺지 못함은 스스로 내려놓을 용기와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일것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 풀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 한 일이 있다면 되도록 빨리 결자
해지를 실천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비로소 오늘 가슴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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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몽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저 훌륭한 일을 하시는 박서아님께 존경을 표합니다.

삶이 무었인지, 형제간의 우애는 무었인지
엉킨 가족간의 실타래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 것을
이 짧은 글을 통해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결자해지 맞습니다.
맺은자가 풀어야 하는데 그또한 힘든 것이
인생사이고 보면 결국 또하나의 숙제를
던져주셨군요.
좋은 글 읽고 생각 많이하고 갑니다.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몽진2님!
진지한 마음으로 미숙한 글을 접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삶 이란 것이 내 마음 같지가 않은 것이란 걸
예전에도 알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듯 합니다. 용서든 결자해지든,
삶이란 여행 길 어디를 지나든, 바르고
아름다운 생각들로 나를 가꾸어 가야 한다는 생각이
최근 들어 현실로 실감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마지막 그 순간까지 우리모두 아름답길  소망해 봅니다.
몽진2님 강건하십시요.

몽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서아님!!
제가 진지한 것이 아니라 서아님께서 쓴 한편의 수필이
너무 진지했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진지했다는 것은 독자의 마음을 울렸다는 뜻도 있지만
그만큼 부담도 있지요.
특히 생과 죽음의 교차점을 그리는 수필은 그 부담이 큽니다.
서아님의 글은 그 점에서는 참 처리를 잘하셨군요.
훌륭한 수필입니다. 더 좋은 글 기대가 크네요.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몽진2님~
칭찬 잘 접수해서 보약으로 쓰겠습니다.
새로운 한 주의 시작 입니다.
습도는 높지만 마음은 뽀송뽀송하게 월요일
아침을 시작하시길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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