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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보다는 미리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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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영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28회 작성일 20-03-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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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보다는 미리미리


   우리나라 문화의 특징을 ‘빨리빨리’문화라 지칭한다. 음식점 들어가서 자리에 앉기도 전에 주문부터 하고, 음식이 익는 시간을 못 기다려 빨리 가져오라고 재촉을 한다. 밥 먹을 때도 누가 빼앗아 먹을 새라 빨리빨리 먹어치운다. 세상에 무식하고 무식한 것이 먹기 내기라고 하는데, 국수 50그릇을 5분 안에 먹었다고 자랑하는 세상이니 빨리빨리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또 어떤 건축물을 짓는데 1년 목표로 시작한 것을 10개월 만에 완공했다고 자랑을 한다. 이것도 무턱대고 자랑할 것은 못 된다. 튼튼한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기초 공사부터 단단히 하고, 지하 콘크리트가 굳기를 기다려 1층을 올리고, 또 충분히 기다려 2층을 올려야 한다. 건축물 시공 중에 일어나는 사고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아래 층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기 전에 위층의 콘크리트를 부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밥도 적당히 뜸을 들여야 맛있는 밥이 지어지듯이 모든 일에는 적당한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국민들의 나쁜 습성을 가리켜 ‘냄비 근성’이라는 말도 사용했다. 우리의 국민성을 빨리 뜨거워지고 빨리 식는 냄비의 속성에 비유한 것이다. 이 냄비 근성 절대로 좋은 것 아니다. 다만 최근 이를 좋은 이미지로 유도하기 위하여 ‘Dynamic Korea’라는 개념을 창조하여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이 냄비 근성도 빨리빨리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어떤 일을 빨리빨리 해 치워야 할 경우란 대체로 완료해야 할 시간이 촉박한 경우이다. 마감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또는 위에서 시간 내에 해 내라고 재촉하기 때문에 빨리빨리 하게 된다. 시간 내에 하기 위해서는 우선 마음이 조급해진다. 자신의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조급해지면 필연적으로 실수가 따르게 마련이다. 빨리빨리 하려다 보면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


   나는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빨리빨리’문화 대신 ‘미리미리’문화가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미리미리’문화란 어떤 일을 실행하는 데 있어서 계획보다 앞당겨서 시작하자는 것이다. 물론 다른 일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경우의 이야기이다. 어떤 일을 미리 하기 시작하면 시간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느긋하게 할 수 있다. 다 끝내고 나서도 제대로 해 냈는지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중간에 돌발적인 변수가 생겨도 능히 이를 극복하거나 대처할 수 있다. 의뢰 맡은 일을 앞당겨서 끝내 주면 의뢰한 사람으로부터 신뢰도 받을 수 있다.


   나에게 대학생 딸이 있다. 언젠가 아침에 학교 갈 준비를 다 마쳤으면서도 집을 나서지 않고 꾸물대기에 한 마디 했다.

  “학교 늦지 않겠니?”

  “지금 가면 10분이나 기다려야 해요.”

  “집에서 10분 동안 아무 일 하지 않고 꾸물대는 것보다 교실에 10분 일찍 들어가서 그 날 배울 내용 한 번이라도 훑어보는 게 좋지 않겠니? 또 학교 가는 길에 무슨 일이 생길 지도 모르잖아?”


   그러나 딸은 아무 대꾸도 없었다. 그렇다고 당장 떠나지도 않았다. 이게 요즈음 세대 젊은이들의 보편적인 생각일까?

시내에서 약속을 잡아 놓고 약속 시간 늦은 사람의 변명 대부분이 ‘길이 막혀서…’이다. 또 그걸 인정해 주는 분위기이다. 나는 아니라고 본다. 시내 도로 사정 언제 어느 때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미리미리 앞당겨서 출발해야 옳지 않을까? 개인기록을 따지는 운동선수들도 자기 최고 기록을 항상 낼 수 없다고 한다.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운동선수들도 이럴 진데 어떻게 가장 빨리 갈 때를 기준으로 출발 시간을 잡는단 말인가? 벌써 시작부터 잘못 된 것이 아닐까?


   ‘빨리빨리’보다는 ‘미리미리’시작하자. 우리 사회에 빨리빨리 문화가 사라지고 미리미리 문화가 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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