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매의 김장 풍경 - 두째날-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오남매의 김장 풍경 - 두째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회 작성일 20-12-02 10:16

본문

   우리의 김장문화는 고려시대부터 시작되었다 한다. 어릴적에 김장은 우리 가족의 큰 행사였으나 지금도 초겨울의 큰 행사이다. 그때는 무우 배추를 김장용을 제외하고는 밭에 땅을 파고 묻었었다. 그것을 꺼내 배추국을 끓이면 그 맛은 어느 음식보다도 맛이 있었다. 잘 먹는 모습은 결혼하면 딸만 낳는다는 말을 자주 듣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는 딸이 하나 뿐이다. 김장 항아리는 초가집 뒷편 두란이나 가까운 밭에 묻어 놓고 꺼내 먹었다. 배고픈 시절 끓인 보리밥과 쪼가리 김치 맛은 지금도 잊지않고 있다. 핵가족 시대 가족은 김치냉장고에서의 김치 맛은 그때만은 못한 것 같다.


  2013년 제8차 유네스코무형유산 위원회에서는 우리의 김장문화를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김치를 위해 모이고, 김치를 나누는 행위가 인류가 보존할 가치가 있는 유산이라고 판단했단다. 우리의 김치문화에 긍지를 가져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새벽에 일어나니 비가 내린다. 고속도로 들어서니 빗방울이 굵어진다. 걱정이 되었다. 김장을 절여놓은 통은 건물 밖에 있다. 절인배추를 씻어 널판지에 꺼내 놓아야 한다. 비오면 작업하기가 어렯다. 정남에 도착하니 일을 도와 주시는 아저씨 차가 들어온다. 공장에서 운행하는 탑차를 옆에 대고, 옆 건물을 이용하여 커다란 비닐을 김장통 위 하늘을 함께 덮었다. 비가 와도 작업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 다행이다. 잠시 후 큰 처남 부부가 차를 세운다. 마침 비도 그친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절여놓은 김치통 앞으로 갔다. 높이 쌓여 있던 배추가 소금에 절여져 쑥 내려갔다. 뒤이어 다른 오남매의 차들이 들어온다. 아들도 일찌감치 왔다. 오늘도 일 할 사람들은 많다. 김장하는 일은 분담조를 편성해야겠다.

 

  어제 배추속용 무우 채썰기를 마쳤으니까 빨갛게 속을 만들어야 한다. 큰 함지에 무우채를 고추가루, 갓, 액젖 등 갖은 양념을 넣고 버무린다. 량은 많고 골고루 무우채에 양념이 배어들어가야 하므로 작업이 쉽지가 않다. 땀을 꽤 흘려야 맛있는 양념이 된다. 이 작업을 지난해까지 막내 처남과 아들이 했다. 이번에는 튼튼한 처제 아들이 있다. 제일 막내이니까 당연히 해야하지만 우리 아들도 그 다음으로 젊으니 또 해야 한다. 끙끙대며 함지 안을 휘 젓는다.

  절인 배추 씻는 일도 복잡하다. 함지를 세개 연달아 늘어놓고 큰 널판대에 올려놓아 물기를 빼야 한다. 그래야 배추 속 넣을 때 물이 흐르지 않는다. 5명으로 절임배추 씻기조를 편성했다. 나는 씻은 널판대에 절임배추 쌌기 일을 한다고 자원했다. 예쁘게 쌓아야 김장김치가 맛있다고 허풍을 떨었다. 김치맛과는 아무 관계도 없으면서 제일 힘이 덜 들 것 같아서다. 절임배추를 꺼내 첫째 함지에 담긴다. 휘휘 씻어 두번째 함지로 넘어간다. 또 함지를 휘휘 돌아 세번째 함지로 넘겨진다. 마지막으로 나의 탁자로 올려진다. 잘 씻겼는지 벌레는 다 털렸는지 모른다. 호흡이 잘 맞아 재미있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부터는 본게임으로 배추에 양념속을 넣으면 된다. 김장하는 곳은 처남의 공장 앞이다. 마당에 철판으로 길게 되어 있는 탁자를 내어 놓는다. 서서 일하기에 안성마춤이다. 여기서도 조편성이다. 절임배추를 김장속을 넣는 사람에게 운반하는 사람, 배추속을 싸는 사람, 양념을 퍼다 주는 사람, 담은 김장김치통을 정리하여 차에 실어주는 사람으로 나누었다. 누구에게 김장하였다고 자랑하려면 배추속에 양념을 넣는 일이다. 한쪽에 서서 열심히 빨간 양념을 넣었다. 점점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작년만 해도 모두 앉아서 작업을 했었다. 모든 의견이 서서 일하는 것이 힘이 덜든다고 하여 방법을 바꾼 것이다. 하기야 요즘 식당들은 앉은 좌석을 대부분 입석 좌석으로 바꾸었다. 그런대도 나는 앉아서 일하는 것이 더 편한가 보다. 종이를 바닥에 깔고 혼자서 작업을 했다.

 

  많은 인원이 김장 담그는 일을 해서 그런지 점심 시간이 되기 전에 끝났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절임배추는 꽤 많이 남았는데 만들어 놓은 양념이 없다. 장모님의 명령이다. "차에 실은 배추양념 모두 내려 놔" 각자 집에 가서 배추속 양념 맛을 즐기려고 조금 씩 차에 실은 배추양념이다. 모두 회수하여 김장을 하였건만 절임배추는 많이 남았다. 이번 김장은 배추 속 양념 량 조절에 실패한 것 같다. "남은 절임배추는 각자 집에 가져가서 해 먹어" 장모님의 또 다른 지시이다. 절임배추와 씻은 무우를 각자에게 분담되었다.  "모두들 김장하느라고 수고가 많았습니다." 이제 점심먹읍시다.

  큰 상 두 개에는 수육, 해물탕, 닭복음탕 등 여러가지 음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배도 고프다. 오후 두 시가 지났다. 배추 걷저리에 수육을 싸서 먹으니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틀린 말이 아닌 듯 하다. 술은 화성생막걸리가 맛있다고 주문한다. 정남 시내의 마트에 가서 큰 것 6병을 사왔다. 수육과 함께 먹으니 안성마춤이다.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 꽃들이 피었다.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역시 코로나19이다. 학생들의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를 안 가니 엄청 힘들다고 한다.

 

  막내 처남의 막내 아들은 고3학생이다. 이번에 수능시험을 보아야 한다. 모두 걱정을 한다. 수능시험 준비에 부담이 되지 않기를 기도하여야갰다. 늦은 점심을 먹고 각자 차에 김장통을 싣고 수원 서울로 다시 올라갔다. 내년 식량을 준비됐으니 흡족한 얼굴들이다. 오남매가 함께 김장하는 풍경이 보기 좋다. 팔십육세 장모님의 역활이 돋보인다.

  앞으로도 이러한 오남매의 풍경이 이어지기를 - - -   계속 서로 도우며 살아가기를 기대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361건 1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361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1 01-17
1360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 01-11
1359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 01-11
1358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2 01-10
1357 김하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 01-09
1356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2 01-10
1355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2 01-09
1354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 01-05
1353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 01-05
1352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 01-05
1351 이혜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1 01-04
1350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1 01-03
1349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1 01-02
1348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2 01-01
1347 에세이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 12-24
1346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12-23
1345 에세이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12-21
1344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 12-21
1343 에세이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12-20
1342 doum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 12-20
1341 에세이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12-20
1340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12-20
1339 에세이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12-19
1338 에세이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12-18
1337 에세이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12-18
1336 에세이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12-17
1335 에세이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1 12-16
1334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 12-13
1333 詩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12-12
열람중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top@hanmail.net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