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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묘일체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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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7회 작성일 21-01-2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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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사는 봉순이가 이틀이나 종적을 감추었다 나타났다.  마당에 있는 사료 대야에 사료를 부어주면, 그 큰 고양이들 틈새를 쑥 파고 들어, 한 쪽 발을 대야에 밀어넣고, 옹골차게 밥을 먹던 녀석이, 가장 나중에 모습을 나타내는 수컷 고양이 두 마리가 밥을 다 먹고 가고 나타나지 않았다. 천정에서 녀석을 꺼내느라 톱으로 뚫었던 구멍보다 더 큰 구멍이 내 가슴에 뚫렸다. 나는 집 주인 댁 창고와 자재더미가 쌓인 바깥 창고와, 인분을 만들려고 그대로 둔 재래식 화장실 문까지 열어보고, 보일러 실 위의 천정으로 들어가는 틈새와 우리집 건너편의 새 집 담벼락까지 다 돌아보며 미친 사람처럼 녀석을 찾아다녔다. 어떤 사람들은 정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정이 가지 않는다는데 내 정은 아무래도 팥죽처럼 되작한 액체인 것 같다. 아무리 울을 쌓고 막아도 어느 틈새라도 빠져 나가서 누군가를 향해 있다. 암컷이면 앞으로 스무마리는 더 개체수를 늘일텐데, 차라리 죽었으면 잘되었다며, 내가 쏟은 정을

내 안으로 퍼 담고 있는데,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봉순이가 돌아 왔다는 것이다. 이틀전 씹다 뱉은 껌처럼 커다란 눈꼽이 끼여 있었지만 갈수록 사람을 더 경계하는 통에 잡히지를 않아 내버려 두었었는데, 봉순이의 눈이 깨끗해져 있었다. 살이 좀 빠지긴 했지만 보충이라도 하듯 맹렬하게 사료를 흡입했다.  아픈 짐승들이 그러하듯, 어디 조용한 구석에 스며들어 자가 격리를 하며 자가 치료를 하고 온듯 했다.  아침에는 그런 봉순이를 손소독제로  털을 닦여서 봉달이와 놀게 해주었다.  그런데 봉달이가 너무 격렬하게 봉순이와 장난을 친다 싶어 돌아보니, 아뿔사, 그것은 장난이 아니라 진짜 싸움이였다.  한 보름 서로 떨어져 지내는 사이, 고양이들이 폭풍 성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봉순이를 방안에 집어 넣고 사료를 먹겠다고 뛰쳐나온 봉순이를 데리고 가려는데, 봉순이가 전에 없이 예민해져서 온 몸이 호랑이발톱 나무 잎처럼 날카롭게 곤두서 있다는 것을 손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진짜 영역 싸움이 시작된 것이였다. 아무래도 봉달이가 자신의 영역이라고 여겨서 그런지 공격적이고 기세등등했다. 봉달이를 마당에 내놓았을 때 봉순이와 봉봉이가 그랬던 것처럼 이였다.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의 시각에서 동물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오해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제 고양이들은 더 이상 새끼가 아닌 것이다. 자신들의 영역을 인지하고, 지키기 위해 싸울만큼 성장한 것이다.  성장이란 식물이나 동물이나 아이나 노인이나, 새록새록 보는 눈에 연둣물이 오르게 만드는 신비스러운 힘이 있다. 노인도 더 커지고, 더 넓어지고, 더 두터워지면 성장하는 것이다. 마음이나 꿈이나 스스로를 더 키울 수  힘이 있다면 성장기인 것이다.이제는 점점 더 운동량이 많아지고 소아기를 지나 청소년기가 되어 갈 때처럼 육체가 커져서 많은 열량을 필요로 할 것이다. 마트에서 살짝 상태가 좋지 않아서 반값에 파는 갈치 토막을 사다가 구워서 사료와 비벼 주었다.

다시 나는 창세기를 읽는다. 단 하루만에 천과 지를 말씀으로 있게 하셨다는 말이 점점 믿어진다. 빛이 있으라 하매 빛이 있었는데 셋째날 태양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납득이 간다. 최초의 빛은 그야말로 순수한 빛이였고,. 태양은 빛이 아니라 빛을 뿜게 만드는 기구인 것이다. 첫째 날 낮과 밤이 있었다는 사실도 빛이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지구는 태양과 상관 없이 자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경이 고대에 쓰여진 문헌인데 태양을 만들며, 그 태양이 사시와 연한을 결정한다는 것이라고 적은 것은 엄청난 일이다. 왜냐하면 갈릴레이는  예수님이 태어난지 천년이 훨씬 넘은 시대에도 지구가 태양을 돈다고 주장하다 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시와 연한이라는 개념은 지구가 삼백육십오일 동안 태양을 한바퀴 돈다는 사실 위에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을 상징으로 읽는 것은 반대다. 성경이 사실이 아니라면 여호와도 예수도 다 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리이스 신화나 불경 혹은 세상 어떤 신화에도 어떤 사건이 일어난 해와 달과 날짜를 그렇게 정확하게 기록한 신화는 없다. 농구 선수가 쳐 올린 공이 공중에 그대로 매달려 제 자리를 돌고, 공중을 돈다는 말이 말이 될 수 없다면, 우연히 세상은 생긴 것이 아니다. 첫 인간들은

포유류가 아니다. 그것은 동물이 아니라는 말이다. 누구의 젓도 먹지 않았을 뿐더러, 자궁 속에 있지도 않았고, 태를 끌고 태어나지도 않았다. 최초의 사람들은 작품이지 자식이나 새끼가 아니다. 새끼란 태나 알이나 부모로부터 생을 이어 받은 존재다. 부모가 어떤 목적을 갖고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이 아니라 부모 속에 내재되어 있는 프로그램 대로 생성 된 것이다. 가인은 인류 최초의 살인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인류 최초로 포유류에 속한 사람이다. 인류 최초로 여자의 자궁에 들어가 본 사람이며, 인류 최초로 그기서 나온 사람이며, 인류 최초로 사람의 자식이며, 인류 최초로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이다.  아담도 하와도 구백살이 넘게 살았기 때문에 가인이 살인을 할 무렵까지 한 번도 죽음을 보지 못했다 선악과를 먹으면 네가 정녕 죽으리라는 말만 들었지 정녕 죽은 자를 처음 보았을 것이다. 정녕 죽은 자는 그 길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고, 점점 썩어서 그 육신이 지상에서 소멸 되고, 다시는 그를 볼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그가 피땀흘려 노력했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영원한 이별이라는 사실을, 가인 덕분에 아담도 하와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알게 되었을 것이고, 인류의 두번 째 사망자가  나오는 것을 늦추었을 것이다. 그런데 성경의 기록은 사실적이고 담백하다.  구백살이든지, 천 살이든지, 창세기의 그 긴긴 이름 잇기는 에눅이라는 사람을 빼고는 전부가 죽었다로 끝났다. 그들이 구원을 받았다고 적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버지와 딸들의 간통이나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간통이나 어느 하나 빼는 것도 위장하는 것도 없는 성경인데 왜 아담과 하와가 죽어서 천국간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  그들은 그대로 구백살 넘게 살다가 죽어서 지옥을 간 것일까?

원죄라는 초인류적인 대범죄의 범인들인데 당연한 결과인 것 같다.

빗물에 개어 넣었던 봄의 분말이 약발이 다했는지, 풀렸던 날씨는 다시 얼어 붙고 있다. 그 많은 화분들을 다시 방에 다 집어 넣어야 한다. 봄이 빨리와야 화분들을 내고 들이는 수고로움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님이 겨우 6일만에 이 모든 것들을 다 만드셨다는 것은 믿을 수 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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