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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손녀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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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61회 작성일 21-01-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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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잡지에서 부천에서 사는 손녀딸의 이야기이다.
외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이제 저희랑 같이 살아요." 엄마 말에 할아버지는 손사래를 쳤다. 내가 슬쩍 물었다. "그럼 내가 들어가서 살까?" 그렇게 할아버지와 동거를 시작했다. 어느날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볼륨을 한껏 올렸다. "그러다 귀 안 좋아져." 잽싸게 볼륨을 줄였다. 할아버지가 기운없는 얼굴로 말했다. "이젠 귀까정 잘 안 들리네ㆍㆍㆍ"
내가 개미만한 목소리로 인사한 것은 생각지 못하고, 할아버지가 일부러 대답을 안 했다고 여겼다. 다음날, 우리의 전쟁은 시작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나는 소리높여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외쳤다. 잠시 후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려, 조심히 다녀와."

  새벽에 이글을 읽고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이러한 손녀딸이 있기 때문이다. 어제도 손녀의 집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할아버지 등 펴" 하며 다리로 등을 쭉 밀어 준다. 시원한 기운이 몸에 번진다. "아이 시원해, 요즘은 안마 잘 안 해주네? " "또 해 줄게"하며 식탁으로 나가더니 갈비 한 개를 가지고 와 입에 넣어 준다. 행복함이 온 몸에 퍼진다. 부천에서 외손녀와 살고 있는 할아버지 보다 내가 더 행복한 사람인 것으로 느껴진다.
  거실에서 자고있는 아내를 쳐다본다. 눈도 아프고, 어디도 아프고 투덜대지만 건강진단 결과 병원에 가라는 말은 없다. 그러면 나이도 나보다 적고 하니 나보다는 오래 살겠지! 외손녀에게 의지할 일은 없겠지! 나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쓰던 글을 아내에게 카톡으로 송부한다.

  새벽부터 기분좋은 하루가 시작되었다. 창밖을 보니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이다. 지인과 동탄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다. 콧노래를 부르며 운전을 한다. 늦으막한 오전 시간이라 차량지체도 없다. 도착하여 글 뭉치를 전달하고 나니 시간의 여유가 있는 듯하다. 차 안에 앉아 손녀에게 카톡을 보낸다. 잠시 후 카톡의 답장이다. 네 명이 '짝짝짝짝' 박수를 치는 이모콘이다. 아래에는 "잘 했어요." 옆에는 스마일과 엄지의 이모콘이다. 손주 고맙다고 보낸 카톡인데 이해가 안 간다. 카톡을 또 보냈다. "누가 잘 했어?" 즉시 답장이다. "하배" 할아버지는 그래도 이해가 안 간다. 손녀에게 전화를 했다. "태희야, 하브가 뭐가 잘했어?" "할아버지 글 쓴 것이 잘 했다구" "아니, 태희가 어제 안마한 것과 갈비 입에 넣어준 것이 잘했다구" 전화 속은 덤덤한 목소리이다. 생색을 내지 않으니 더욱 기분이 좋다. "할아버지 어디야?" 차 앞의 '동탄복합문화쎈타' 풍경을 찍어 전송하였다. 맑은 하늘은 더욱 파랗다. 이어진 답장의 카톡은 놀라는 이모콘과 "코로난뎁!"이다. 전부터 이 시국에 어디를 다니냐고 감시를 받았었다. 할 말이 없다.

  어느날 둘이 앉아 대화의 시간이다. "할아버지 나 시집갈 때까지 살아" "에?" 그러면 할아버지가 구십살이 넘는데" "할아버지는 건강하니까 할 수 있어" 기분은 좋았다. TV에서 80대 노인의 남자들에 대하여 방영한다. 아내를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고 혼자사는 할아버지, 두 부부가 함께 살지만 농촌에서 어렵게 사는 노인, 아들이 죽어 손녀 대학 학비때문에 힘들게 일을 놓지 못하는 분도 계시다. 풍경이 좋아보이지는 않다.

나는 손녀를 위하여 아무런 준비도 하지않고 있다. 저의 엄마가 잘 해주겠지 바랄 뿐이다. 그래도 손녀를 위하여 무엇인가 해 주면 좋은데ㆍㆍㆍ, 직장을 놓은지도 오래되었다. 자식들에게 아쉬은 소리 않으면 되지 하면서 살고 있다. 그래도 귀여운 손녀의 소리를 들으니 무엇인가 해 주고 싶다. 손녀가 시집가는 것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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