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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한 그릇에 대한 추억 /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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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67회 작성일 21-02-1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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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한 그릇에 대한 추억/은파 오애숙


   2월의 길섶이다. 새들의 경쾌한 합창 속에 상쾌한 물결로 일렁인다.

겨우내 목말라 갈등했던 나목들이 새들의 노래 속에 장단 맞춘 까닭인지, 싱그러움이 가슴으로 훅~ 하고 들어왔다. 얼마 전 촉촉이 내린 보슬비로 푸른 물결과의 하모니를 이룬 것 같다.


  창문을 열고 기지개 켜고 있을 때다. 한 통의 전화가 울린다. 2월 12일, 떡국이 배달될 것이니 대기하라는 전화다.  '웬 떡국, 아하! 그렇지 그날이 설이지.'  순간, 바보가 도 트는 소리 심연에 물결 쳤다. 사실 이곳 엘에이에서는 늘 상 먹는 것이 떡국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녀의 학교가 집안이 됐다. 하여 가장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떡라면이기에 떡국은 비축식량이다.


  미국의 한인 상점마다 흔하디 흔한 게 라면과 떡국이다. 예전에는 자녀들이 라면을 치켜세우면 라면으로 입맛을 버리게 될까 봐 미리 겁먹었다. 즐겨 먹지 못하게 하려고 절대 스프를 다 넣지 않고 맛이 없게 끓여 줬었다. 하지만 1년 동안을 집안이 학교가 된 까닭에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라면에 떡국을 넣고 '떡라면'을 먹는다.  요즘 세대에 잘 맞아떨어진  인스턴트 식품 중 하나라 싶다.


  하지만 ...70, 60, 50...세대에게 떡국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는 기억이다. 어릴 때 그 기억은  설레임의 물결이다. 그 옛날 떡국에 대한 옛 추억 한 살 먹는 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가! 한 살 더 먹는다는 기쁨! 어릴 때 우리네 어르신 사상은 '어린 게 뭘 아냐'라는 식의 흑백논리가 있던 탓이었다. 지금은 인터넷이나 TV 좋은 프로그램으로 거의 모든 아이들이 다 애어른이다. 또한 '하나만 낳고 잘 키우자'라는 슬로건이 생긴 이후부터는 아이의 말에 존중해 귀를 기울인다.


  우리 어린 시절에는 집안에 보통 아이들이 4~5명은 보편적이다. 형제자매끼리도 한 살이 누가 더 많은 건가, 스트레스받아 아마도 한 살 더 먹었다는 자부심, 지금 어른이 되어 있는 이들은 다 느끼고 있을 것이라 싶다. 그 어린 시절에 가장 학수고대하던 때는 설 명절이다. 그 이유는 '세뱃 돈을 얼마 받을 것인가'와 '떡국 먹으면 한 살이 더 먹게 되어 당연 세뱃돈도 올라간다'는 계산 된 심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떡국 배달 온다는 전화 한 통에서 추억이 가슴에서 흘러나온다.


  어린 시절 동요다. "까치 까치설날은 ~ 우리 설날은 오늘 이래요." 떡국을 생각하니, 그 옛날 어린 시절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우유빛깔의 쌀을 정성스럽게 몇 번이고 씻어 말갛게 된 물이 나올 때까지 어머니는 씻어낸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기억이 아슴아슴 떠오른다. 어머니가 똬리를 머리에 얹고, 양푼에 담은 쌀을 머리에 이고, 떡방앗간에 가면, 어머니 치맛자락 잡고 졸래졸래 강아지처럼 따라가며 세상이 제 것인 것처럼 신바람이 났던 행복한 때가 가슴에 물결 친다. 


  떡국을 위해서는 준비할 고명들도 만든다. 계란으로 지단을 얇게 만들어 썰어 놔야 했고. 소고기도 미리 삶아 길게 손으로 찢어 놔야 했다. 파도 가늘게 채를 썰어야 했고. 김도 구워서 가루를 만들어 놨다. ... 물론 만두도 기호에 따라 떡국을 끓일 때 넣었다. 참 번거로웠던 기억이다. 지금도 격식을 그리 차려 명절 때 먹지만 일상에서 먹을 때는 그저 인스턴트로 상점에 나와 있는 만두와 김도 가늘게 잘린 것을 사용하고 떡국이 끓으면 계란을 풀어 넣어 초 간단하게 만들어 먹는다.


  이순의 열차 안이다. 예닐곱 그 설렘의 아이가 추억의 창에서 쓸쓸하게 웃음 짓는다.

나는 미국에서 살고 있다. 미국문화는 생일이 돌아와야 한 살을 챙길 수 있게 되는 시스템인 까닭에 설이 온다 해도 떡국 한 그릇에 대한 설렘이 아이에게서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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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2

댓글목록

시몬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국에서의 떡국 추억은 더욱 그리울 것 같습니다. 한국도 부부 두 명이 설을 맞습니다.  가까이 사는 아들, 딸 아침 안 먹었다 찾아옵니다. 떡국으로 손자, 손녀와 함께 먹으니 그래도 옛 생각납니다. "辛丑년 복많이 받으세요."

꿈길따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오늘이 그곳은 설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곳은 밤 8시 29분이라 섣달 그믐밤이라고 하는지요.
사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고 고국을 떠나온지 20년이
넘어서 한국어가 희미한 가로수 수은 등 같이 아련합니다.

어머니가 소천한지 5년이 넘은 후에는 가족이 모여서
따뜻한 설을 보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아버님께서
미음만 드시니, 맛난 음식 차려 먹는 게 보기에 좋지 않아서
지금은 행사 때 함께 모이지 않고 따로따로 방문을 한답니다.

작년에 쓰러지셔서 응급실로 이송 되었는 데 그곳에서
급성폐렴에 걸려 항생제 치료차 양로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그곳에서 코로나19에 걸려 거의 1년 만에 나오셨는데 너무도
오랫동안 계셨던 탓에 걷지 못하셔서 많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다행스럽게 하나님의 은혜로 걷지는 못해도 기력은 많이
회복되어 문리치료사가 기적이라고 했던 기억, 허나 노세로
인해 폐렴이 다시 왔으나 구사일생 한 달만에 회복 되었습니다
보약을 예전부터 꾸준히 드신 까닭인지 코로나 확진이 나왔을 때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고 하여 보약의 효력에 새삼 놀라웠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쓸쓸한 명절을 맞는다는 소식이 들려
어르신들 가슴이 먹먹하시겠다 싶어 빨리 코로나가 초토화 되야
사회적 거리두기도 멀리 날리고 이 아름다운 새 봄을 맞이할 텐데
진정 아쉬움의 물결이 일렁거리고 이곳은 10명 검사하면 1명이
확진자라는 말도 있어 서로 거리를 두고 있답니다요 선생님,,.

그래도 선생님께서는 손자와 손녀와 함께 떢국을 드셨으니
행복의 나래 화알짝 펼쳐 나르샤 하셨겠다 생각이 듭니다요
2020년 계획하시는 일들이 순조롭게 되어지길 제가 믿는 하나님께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올려드리오니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역만리 타향에서 
은파 오애숙 올림`~*

꿈길따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국과 명절에 대한 그리움을 이번 설날 생각하며 시를 써 올려 놨습니다.  아래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부족한 글에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올립니다. 은파 오애숙 올림`~*

http://www.feelpoem.com/bbs/board.php?bo_table=m25&wr_id=21407&sfl=mb_id%2C1&stx=aso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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