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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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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 박광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79회 작성일 21-09-28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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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 하나


                            - 세영 박광호 -

자식이 명일에 왔다가
봉투하나 주고 가니
반갑기보다 오히려
짐 지운 듯 가슴 아프고

고사리 손 내저으며
할아버지 안녕~~
그 소리 멀어지는
승용차 뒷모습에서
옛날의 내가 떠오른다

외로움 다시 찾아들고
떠 보내는 마음 이리 저미는 건
그 옛날
내 부모 마음이었으리

돌탑에 돌 쌓이듯
쌓인 나이에 세월 덧붙이는 일
왜 이렇게 허망스러울까
다 떠난 앞마당엔
해가 저문다

자식들은 대게 일년에 부모 집에 몇 번은 다녀간다.
신정, 구정, 추석, 그리고 아버지나 어머니의 생일날에..
바쁜 직장생활에 쉬는 날엔 잠 한번 실컷 자보고도 싶고, 아내나 아이들
성화에 못 이겨 놀이동산이나 야외도가고, 먹 거리 찾아 외식을 가기도 한다.
그러다 간혹 부모생각이 나면 찾아뵙지 못하는 것이 죄송스럽기도 하고...
핑계 댈 수 없는 명절이나 생일 등, 피치 못할 입장에 놓이면 어쩔 수 없이
찾아봐야 하는 것이 대다수의 자녀들일 것이다.
내가 그랬으니 다 그런 듯 여겨진다.

찾아갈 땐 계획을 세우고 씀씀이를 따져보는데, 오고가는 비용이며
사가지고 가야 할 먹 거리며, 선물이며, 그리고 드려야 할 용돈 등,
한 번 갔다 온다는 게 결코 만만치가 않다.
특히나 부인은 친정 갈 땐 그 모든 것이 그렇게 아깝진 않으나
시댁에 갈 땐 유난히도 민감하다.
물론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효도 한 번 하겠다고 큰맘 한 번 쓰면 당장 한 달 생활비에 구멍이
뻥 뚫리는 것이다.
아이들이 서넛 이상 되면 그 생활비가 월급쟁이로서는 빤한 것이고...
이런 것을 다 겪어 온 나,
불 보듯 뻔히 들여다뵈는데 봉투하나 받아들고 보면 마음이 그리 편치 않다.

그거 없어 못살 내 아니고, 차라리 받지 않음이 마음 편할 듯한데
그러면 저들이 편치 않을 듯하여 봉투에서 돈을 꺼내 큰아이 적은 아이
서열에 따라 몇 만원씩 학용품사라 작난감 사라 주머니에 넣어주고
머리 한 번 쓰다듬어 주면 돈이 어느 쯤 비워진 것 같아 마음이 가벼운 것이다.
아직은 생활비를 타 쓰지 않으니 다행이고 건강도 걱정 할 정도는 아니니
하나님께 감사 할 일이다.

둘째아들 자식인 손자가 얼마 전 유치원에 입학을 했는데 어찌나 의젓해 졌는지
하루가 멀게 안부전화를 걸어온다.
칭찬을 하는 게 크는 아이에겐 약이 되는지라 할머니는 통화 끝에 늘 칭찬을
빠뜨리지 않는다.
“아이구 우리 정욱이 의젓해졌네! 할머니는 정욱이가 전화 해 주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다음에 정욱이 오면 맛있는 것 많이 해주고 장난감도
좋은 것 사줄게~~”
애들 말로 공갈이 아니다. 약속을 꼭 지키고, 그걸 애들도 안다.
그러니까 약발이 잘 받는거지...

부모는 늙어지면 자식에게 무엇을 남겨주고
조부모는 손자손녀에게 또 무엇을 물려 줄 것인가?
물질로는 줄 것이 없으니 마음을 남겨준다?
어떤 인상으로 심어질지 그저 고민스러울 뿐이다.


추천2

댓글목록

계보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자에 대한 마음이 자심합니다 ㅎ

일상의 가정사 이야기 공감 하면서 미소를 지어 봅니다 ㅎ

저도 늘 이 세상 하직하면 과연 아이들에게 그리운 사람으로

남을까, 아니면 그저 한 일 이년 지나면 슬그머니 잊혀지는 그런

사람이 될까,ㅎ  무시로 찾아 오는 외로움은 노년의 일상일지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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