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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동물 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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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사이프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14회 작성일 22-02-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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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버이날 선물로 큰딸(예지)이 귀여운 쉬 퓨 (쉬추+퓨들교배) 강아지 (이름:코코)를 사서 유타주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차로 싣고 와 선물을 해주었다. 아이들 셋이 함께 살다가 모두 학업을 위해 타주로 멀리 집을 떠나 있으니 우리 부부가 너무 외롭지 않을까 생각해서 강아지를 선물했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해서 코코를 키운 지 7개월이 되었다. 우리 부부가 일하러 다니다 보면 코코는 항상 혼자서 어두운 차고에 갇혀 외롭고 쓸쓸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이곳저곳을 긁고 물어뜯곤 하기가 일쑤다. 왜 그렇게 했느냐고 꾸중하면 고개를 떨꾸고 다른 곳을 멀거니 보고 있다. 그런 코코를 보고 있으면 속이 상하고 미안스러워 “코코 이리 와!”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꼬리를 치고 혀로 핦으면서 내 품으로 달려든다. 무척 귀엽다.

 

  한 번은 어느 때처럼 신문지에다가 똥, 오줌을 누라고 깔아 두었는데 한 군데는 명중했고, 다른 두 군데는 모두 오줌이 신문지를 벗어났다. 발만 신문지에 딛고 쉬를 누었는가 보다. 화가 나서 코로 냄새를 맡게 하고 왜 여기다 쉬를 했냐고 야단치고 엉덩이를 때려주었다. 그랬던니 자기 집으로 들어가 고개도 내밀 지를 않고 조용했다. 그다음 날 저녁 늦게 집에 들어와 보니 신문지 위에 똥과 오줌이 여러 군데 있었다. 모두 명중했지만, 코코가 자기 발바닥에 오줌똥이 묻지나 않았을까 하고 얼마나 고심했을까를 생각하니 갇혀 사는 코코 삶이 불쌍하고 처량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잘 키워줄 수 있는 다른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는 합의점를 찾았다. 그런데 마침 큰딸이 이번 겨울 방학 때 오면 코코를 데려가 유타 친구에게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집은 학생 부부 집이고, 개를 한 마리 키우는데 혼자라 심심해서 한 마리 더 키웠으면 한다고 했다고 했다. 우리는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큰딸이 왔을 때 코코를 깨끗하게 잘 샴푸 하고, 먹이, 장난감, 개집, 개 용품들을 정성껏 싸서 가는 편에 보내 주었다. 정말 섭섭하고 아쉬웠다. 뒤늦게 이를 안 작은 처남은 좀 힘들더라도 키우지 왜 보냈냐고 야단이었다. 그동안 정이 들었는데 흔히들 말한 생 이별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우리가 코코소식을 궁금해 하자, 이따금 아이들이 소식을 전해주었다. 코코는 러키(입양한 집 개 이름)가 무서워 자기 집에서 짖기만 하고 나오지를 않는다는 둥, 먹기를 좋아한 먹보가 먹이를 조금밖에 먹지를 않는다는 둥… 며칠이 지나자, 이제는 사이좋게 러키와 잘 놀고 있다고 했다. 이젠 안심이 되었다. 한 번은 코코를 입양한 가족 페이스북을 보니 다정하게 러키와 코코가 사진에 올라와 있었다. “막 목욕을 하고 쉬는 중!” 짧고 간결한 사연과 함께 그리운 코코를 볼 수 있었다. 코코가 그리웠다. 많이 야윈 모습이었다. 듣는 소식에 의하면 당시 그루밍을 해주었다고 했다.


  코코가 우리 집을 떠난지 보름이 되던 날 유타에서 걸려온 청천벽력과 같은 전화를 아내가 받았다. “여기는 유타 동물 쉘터입니다. 코코가 이곳에 있는데 개를 잊어버렸는지?”를 물었다고 했다. (코코가 갈때 목에 등록표식을 걸어주었더니 그것을 보고 우리집으로 연락을 했는가 보다.) 아내가 순간 기겁을 한 것이다. 코코를 유타로 보내 놓고도 맘이 조마조마했던 차에 동물쉘터로부터 전화를 받으니 놀랬을 밖에, 그럴줄 알았으면 우리가 키웠을 텐데……유타에 있는 큰딸한테 전화를 했지만, 아르바이트 중이라 통화가 되질않았다. 막내딸(예리)한테 전화를 해서 물어보았는데 코코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자기가 코코를 입양했던 집으로 연락을해서 자세한 사항을 알아서 우리에게 연락주겠다고 안심을 시켜주었다. 


  얼마 후 막내딸한테서 소식이 왔다. 저녁 무렵 그 집 뒤뜰에서 러키와 코코가 분명 놀고 있었는데 조금 있다 밖을 나와서 보니 코코가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러키 혼자였을 때는 조그마한 구멍이 괜찮았었는데 코코가 조그맣다 보니 그 구멍으로 집을 나가 돌아오지를 못한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두 부부는 코코를 찾기 위해 함께 기도하고 코코 사진을 거리에 붙이고 야단이 났다고 했다. 그 소식을 듣고 우린 일단 안심이 되었다. 일단 코코를 쉘터로 내 보낸 것이 아니고 실수로 잃어버렸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 부부에게 우리가 받았던 쉘터의 모든 정보를 주어 찾게 했으나, 여전히 맘이 놓이지를 않았다. 코코가 옛 주인이 그리워 찾아 나서려다 그랬는지, 자기 집의 출입구를 찾지 못해 유랑자가 되어버렸는지는 도통 그 속맘을 알 길은 없었지만, 보통 개들이 친구가 있으면 다른 곳으로 이탈하지를 않는데, 코코는 우리가 매우 그리웠나 보다! 

  

  지금도 코코가 지냈던 차고를 들라닥 거리면 코코 냄새가 난다. 이곳저곳 물어뜯었던 자국과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특유의 코코 냄새가 남아 있다. 코코는 떠났지만, 그의 향취는 우리와 계속하려나 보다. 보고 싶다 코코 야! 우리가 키워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미안해. 

   말썽피우지 말고 건강하게 잘 자라다오!

추천1

댓글목록

초록별ys님의 댓글

profile_image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려견을 중도에서 포기해야만 하는 안타까움이
절절이 전해집니다.
지금은 마음이 정리가 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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