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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투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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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36회 작성일 22-05-17 12:32

본문

​후투티 사랑 




 부부의 아침은 과일 몇 종류와 서너 가지의 비타민을 털어넣어 갈아 만든 스프 같은 음료를 마시고

아내가 데운 우유에 짜낸 커피 2인분을 나누어 렌지에 2분 정도 가온(加溫)한 라떼 한 잔을 들고 창

밖 담장넘어 물안개 피어오르는 정자 연못을 바라보는것으로 시작된다. 뜰에는 봄잔디가 물이 올라

파릇파릇해지고 보초처럼 서있는 키 작은 소나무들도 새순이 제법 무성하다. 햇빛이 따사롭다.

 아까부터 낯선 새 한 마리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 유연한 비행으로 잔디밭에 앉더니 부리로 잔디를 콕콕 헤집다가 뭔가를 물고 왼쪽 담장 넘어로 훌쩍 날아가 버린다. 또 다른 작은 한 마리가 잔디밭에 날아든다. 유심히 바라보다 순간 고놈의 궤적을 따라 시선이 바삐 쫓아 가는데 아니 고것이 정자 뒤켠 굴뚝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것이 아닌가. 옛적에 굴뚝새라고 해서 온몸이 검은망토를 걸치고 날렵하게 나르는 새를 본 것 같기도 해서 긴가민가하고 있는데, 설마 굴뚝새일까? 아무래도 미심쩍어 요놈의 정체를 알아보기로 했다. 

 아내가 폰카메라를 준비하고 창가에 바짝 다가서서 다시 날아오기를 기다리는데 과연 오래지 않아

아까보다 조금 더 큰놈이 훌쩍 잔디밭에 날아 앉는것이 아닌가. 이때다 빨리 찍어! 떨리는 손으로 셧

터를 연속으로 눌러대는데 햐! 고놈 눈치 한 번 빠르네, 3컷트나 눌렀을까 민감한 손님은 일언반구 없이 왼쪽 담장 넘어로 훌쩍 사라져 버렸다. 그러기를 여러번 새들은 열심히 오고 갔고 몰래카메라는물증을 확인하려고 점점 더 다가섰다. 이윽고 채집이 끝나고 조심스럽게 사진을 키워보니 거기에는   눈을 의심할 정도의 아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난생 처음 보는 황홀하고 미끈한 아름답고 근사한 새 한 마리가 오똑이 서있었다.

 몸길이는 25센티 정도이고 머리에 뿔처럼 달린 익관(䋚官)이 근엄한데다가 몸매무새가 가슴에서 꼬리까지 은근한 분홍색으로 매혹적이고 황홀하다는 말 밖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날개를 펴고 허공을 날아 오를 때는 검은색과 흰 줄무늬의 날개가 제 몸길이의 배나 커 보였고 우아한 비행술은 유연한 파도 모양으로 날아 간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풍기는 품새보다 민감하여 촐랑대는 모습이 마음에 걸리긴 하다. 

 새끼들의 아침 끼니 때문일까. 부부가 1분 간격으로 거의 1시간을 잔디사이 유충들을 잡아서 제 집으로 나르는사이, 아내와 나는 반가운 손님으로 우리집을 찾아 온 저 이름 모를 새 이름이 무얼까에 몰두하며,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하고 배운 모든 기억을 짜내는데 그럴수록 기억의 세포는 하얗게 하얗게 사라지고, 허이고! 이제 다 됐네! 한심하다 한심해!  어디서 보긴 봤어, 테레비에서 보았나, 아이들 책에서 보았나, 어디서 분명 보긴 보았는데,,, 당신이 그렇게 대충대충 허투루 살더니 기억이 그렇게 쉽게 날리 없지,,, 당신 지금 뭐라 그랬어! 허투루! 그래! 저 새 이름이 흐트 뭐 아냐! 흐트로로 시작하는 새이름 같은데,,,흐트리, 후투리,, 아이고 답답해!

 다 된 밥상에 젖가락들고 달려든다더니 아내가 비슷한 단어로 장님 문고리 잡는식의 검색을 해보니 과연 아내가 찍은 사진과 똑같은 모습의 후투티라는 새가 우리 마당에도 있었고 영상속에서도 우아한 모습으로 거기 있었다. 후투티! 그래 후투티였다,아니 열대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저 고귀한 새가 우리나라에선 참 보기 힘들다는 그 귀한 손님이 우리뜰에 날아 오다니 참 신기한 아침일세! 상서로운 아침이야! 고등시절 수학시간에 미적분을 다풀고 난 후의 만족감이랄까 후련함이 아침 햇살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부부의 후투티 사랑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묵은쌀을 한 움큼 잡아 마당에 뿌려 놓는다.

새날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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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들향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보몽님
자연이 주는 사랑과 힐링은 어디에서도
얻지 못하는 자연의 주는 기쁨입니다
낮선 새 손님의 후투티 정말 반가웠겠습니다
날마다 찾아 오는 손님 보는 재미 기대
또한 하루의 일과일것입니다
유조들이 자라서 어미와 같이 날아오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한 기쁨이겠지요
자연이 주는 기쁨 행복 많이 누리세요

계보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들향기님! 반갑습니다

자연과 미물에 대한 신비한 사랑이 귀향후에
비로소 느껴보는 일상일랄까요
오늘 아침에도 다시 찾아 온 후투티를 바라 보면서
자연과의 호흡에 영혼이 맑아 지는듯 상큼한
아침입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한 나날 되십시오!

데카르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데카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 십여년 전의 일입니다 머리에 뿔이 달린갓 같고 그 모습이
어찌나 고귀하게 생겼던지 처음 봤을때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새를 발견 한 것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지요 내일은 이 사실을 꿈이라고
말하기도..어떻게 자랑을 할까? 역시 "후투티" 여름 철새 였습니다
주황색의 모습..머리에 뿔이 난것 같으면서 꿩처럼 털이 매끈하고
날렵했지요 지금도 그때 설레이던 마음이 생생합니다
계보몽 / 시인님께서 여기에서 활동 하고 계시는 군요 우리 영상시방
도희a / 시화 영상에서 시인님을 만나게 되는 영광을 받았습니다
아름다운 시향 이셨습니다 여름 철새 "후투티"의 신비한 모습처럼
오래 기억 할것입니다 항상 건강과 함께 보내 십시요
후투티를 사랑하고 계시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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