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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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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여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5회 작성일 23-02-07 08:35

본문

 일 년에 몇 안되는 부쩍 거리는 날.


집안에서 오랜만에 형제들과 술자리를 가지던 아버님이 웃음 지으시며 물으셨다.


"내 이 정도면 잘 살아 왔제?"


그냥 무심히 "예! 그럼요."라고 흘리듯 대답을 하고 그날의 술자리는 마무리 되었다.


 그 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예! 아버지는 누구 보다도 저희를 훌륭하게 키워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 이렇게 후회 될지는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일어났다.


 평소에도 즐기시던 반주를 드시고, 화장실로 가시다 미끄러져 목을 다치셔서, 병원에서 수술을 하셨지만, 결국 하반신 마비가 되셨다.


아흔 한 살이라는 나이에 찾아온 너무나 큰 불행에 건강하셨던 몸은 급격히 야위어 가셨고, 몸을 마음 데로 움직이지 못 하시고,


정신 만은 또렷한 상태에서 눈만 굼뻑 이시던 모습에, 그래도 그때는 희망을 가졌길래.


"아버지 힘 내이소!, 육이오에서도 살아 돌아오셨고, 누구보다 강하셨다 아입니까?  전처럼 훌훌 털고 일어 나야 됩니더!"


고, 아버지의 손을 잡고 얘기하자. 아버님은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하지만, 그건 나와 우리 가족들의 욕심 이였을 뿐,


정신은 맑고 몸은 맘 데로 움직이지 못하시는 것이 얼마나 본인에겐 고통스러운 지를.


 욕창과 함께 병세는 급격이 나빠져만 갔고, 응급실과 요양원을 오며 가며 하는 날들이 쌓여만 갔고, 몇 달이 흘러 돌아가시기 몇 일전


 마지막으로 뵈었던 모습은, 전처럼 초롱 하던 눈빛도 정신도 모두 서서히 꺼져만 가고 있었다.


이젠 차마 힘내시라고, 전처럼 벌떡 일어나시라고, 말 할 수는 없었다. 그저 삶의 주름으로 가득한 손을 잡고, 희미하게 느껴지는 


맥박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몇 일이 안되어 아버님은 소천 하셨다.


 장례식장에 도착 하시어 죽음이 드리워져 무표정한 얼굴을 뵐 때도, 마지막으로 고운 수의를 갈아 입을 실 때도, 생의 마지막 작은 관에 들어 


가실 때도, 뜨거운 불 속으로 들어 가실 때에도, 대전 현충원의 작은 웅덩이 같은 안식처에 들어 가 실때에도, 난 그리 울음이 나오지 않았다.


슬픔은 가슴 한 가운데에 끓어 올랐지만, 이상하리 만치 눈물이 많이 나지는 않았다.


대신에 마른 울음을 삼키며, 계속 "아버지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 난 점쟁이가 구십 둘까지는 산다더라"라고, 말씀하시더니, 아흔 하나에 가셨다.


일 년을 더 사셨다 하더라도, 난 말하지 못 했을 것이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아버지는 살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봄이 오면, 오랜만에 찾아뵈러 가야 겠읍니다.


"아버지, 언제나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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