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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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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75회 작성일 23-05-14 17:32

본문

장미의 계절 / 안산 


차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호젓한 이면도로 옆에 위치한 어느 주택의 

담벼락을 활활 태우고 있는 넝쿨장미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는데, 그 색깔이 어찌나 붉고 선명한지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더 머물다간 지나는 행인에게 내 속마음을 들킬 것 같아 

주변을 휘휘 둘러보면서 걸음을 옮겼다. 

 

계절을 장식하는 수많은 꽃 중에 가장 화려한 꽃 하나를 택하라면 서슴 없이 장미를 택할 것이다.

화중왕(花中王)이라는 찬사에 걸맞게 장미는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대적할 상대가 없을 만큼 화려함을

뽐내는데  나는 장미 중에도 특히 넝쿨장미를 좋아하는편이다.

비록 낡은 집이라고 할지라도 담벼락을 장식하고 있는 몇 송이 장미만 있어도 달라지는 집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내가 넝쿨장미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장미에 얽힌 소박한 추억때문이기도 하다 


신혼시절 나는 서울의 변두리인 서대문구 어느 동네의 조그만 단독주택에 살았다.

대지 오십 평의 반은 건축물이고 반은 마당인 단층집이지만 그 마당에는 목련을 비롯하여 매화와 작약 등의

꽃나무와 함께 온 담장을 뒤덮는 넝쿨장미가 있었다. 장미가 피는 계절이면 그 모양이 어찌나 화려하던지 

집 앞을 지나는 행인들의 걸음을 잠시 멈추게 했는데 나는 그 집에서 세 아이를 기르며 살았다. 

당시 마당가 꽃그늘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지금은 모두 불혹의 나이가 되었지만 해마다 오월이 오면 

당시의 오붓한 삶이 그리워진다.     


장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역사 속의 인물이 있다.

독일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가 그 사람인데, 너무나 유명한 사람이기에 소개는

생략하겠지만, 릴케 만큼 장미를 좋아한 사람도 드물 것 같다. 그는 가는 곳마다 장미와 함께 살았으며

장미를 소재로 많은 시를 남겼다. 심지어는 자신의 묘비에도 장미를 소재로 한 글을 남겼는데, 그는 자신의

묘비에 " 장미,오, 순수한 모순, 그렇게 많은 눈꺼풀 아래 누구의 잠도 되지 않는 기쁨. "이라는 글을 남겼다.

릴케가 장미 가시에 찔려 죽은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고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지만 릴케의 사인은

백혈병이었다고 한다. 물론 장미 가시에 찔린 것도 사실이지만, 백혈병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장미 가시에 찔린 후유증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나도 장미를  맨손으로 꺾으려다가 가시에 찔린 적이 있지만 아직도 이렇게 살아있는 것을 보면 장미의 가시가

생명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인 존재는 아닌 것 같다.  


꽃이든 사람이든 그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할 배경이 필요하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허허벌판에 홀로 핀 꽃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 사람의 경우 비록 중후한 인품과 발군의 미모를 지녔더라도 그 인품과 미모를 인정해 줄 

눈과 마음이 없다면 외로울 수밖에 없듯이 장미꽃 또한 그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할 그 무엇이 없다면 산야의

변방에서 피는 이름 모를 꽃과 다를 게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장미를 장미처럼 돋보이게 할 그 무엇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을 나는 오월의 신록(新綠)으로 정의하고 싶다. 눈이 부시도록 푸른 오월의 신록이 있기에 때맞추어 

피는 장미가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우리네 인생도 나를 감싸는 배경이 없다면

평범하면서도 외로운 삶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떨기 장미 - Sop. 김영미

추천1

댓글목록

안박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 산* "隨筆`作家"님!!!
"詩마을"이 何`좋아서,`2016年度에 Cafe에 入城했고..
 17餘年間 거의 昧日`每日을,"詩마을" 들`와서 이房`저房을..
"수필`房"의 "함동진"詩人님은,本人과 "水原"에 居`하고 있네如..
"안산"任의 "薔美의 季節" 읽으며,"김영미"氏의 "한떨기 장미"響도..
 아마도 "안산"任은 本人과 같은,年齡代 이신듯하여 방갑고`방갑습니다..
"안산"隨筆作家님!隨筆文과 薔美`音響에,感謝드리오며..늘,健康+幸福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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