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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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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회 작성일 23-11-02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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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천 




알천은 자갈밭이었다. 홍수라도 지고나면 알천 냇가에는 크고 작은 까만 자갈들이 지천을

이루었다. 지금에야 고수부지를 이루고 드넓은 잔디가 끝 없이 이어지고 자전거 길이 있어

옛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특히나 내가 자주 찾는 18홀이나 되는 파크골프장이 있어 쌍전

벽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모처럼 알천 냇가에 있는 모교를 찾았다. 


아이들이 조회를 마치면 훈육 선생님의 불 같은 호령으로 횡으로 백미터나 넘게 주욱 늘어 

선다. 각자의 반경에서 자갈돌을 주어 나가는 것이다. 주어도 주어도 끝이 없이 자갈돌이 

나왔다. 중등 3년동안 수 많은 추억들이 있었겠지만 지금도 또렷이 기억나는 건 자갈돌 줏는

추억뿐이다. 오죽하면 교가에 " 그 알천 냇가에 터전한 우리" 를 "그 알천 냇가에 터전한 자

갈"로 개사해서 불렀겠는가. 매 번 조회때마다 우리는 상시행사로  자갈돌을 주었다. 그 것도

3년간이나 주어댔으니 그 양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운동장은 아스팔트처럼 말끔했다. 하늘은 파랗고 운동장은 달리고 싶도록 단정했다. 아이들이

공을 차기도 하고 던지기도 하면서 학교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1학년 5반 교실 옆에 빵공장

있어 쉬는 시간만 되면 담장으로 몰려가 담 위에 올려 놓은 빵부스러기를 주어 먹던 기억에 주

름진 세월에도 미소가 빙그레 피어 오른다.모교와 가까이 붙어있는 황성공원이 성큼 보이기도 

하고 망루에 김유신장군 동상이 60여년 전의 장검으로 포효하고 있었다.


숙제를 안 해 왔다고 귀밑머리 찢어 올리던 국어 선생님, 여 선생님이라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짖굳은 장난으로 교무실에 불려가 두 손 들고 벌 서던 일, 그래도 늘 백일장에서 입선을 하고

담임선생이기도 했던 여경분 선생님의 각별한 사랑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가을 운동장의 모서리

에 공 하나가 굴러온다. 늙어버린 발길질이 허공을 가르고 아이들이 까르르 웃는다.


화단에 우연히 아주 먼 옛날의 자갈돌이 하나 있었다. 까만 자갈돌, 분명 그 때 그 자갈돌이었다.

까만 교복에 까만 얼굴이었다.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웃는 아이가 거기 서 있었다. 


가을 햇살에 영롱한 눈물이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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