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양지덕(謙讓之德)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겸양지덕(謙讓之德)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0회 작성일 24-01-02 06:41

본문

겸양지덕(謙讓之德) 




자기를 낮추고 상대에게 베풀고 양보하면 저절로 덕이 되어 돌아온다.


참 좋은 말이다. 이 물욕이 만연하고 이성이 마비되어 가는 시절에 한 번 정도 짚고 넘어가고

싶은 사자성어다. 자기를 낮추고 상대에게 베푼다라는 말은 쉽기는 하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

자면 사람들은 무수한 계산을 한다. 참 어려운 인생의 숙제다.


어제는 문중의 신년하례식이 있었다. 다들 새해 벽두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이라 서로 혈족의

손을 맞잡고 정을 나누었고 회장의 인사말씀이 있었고 종손의 새해인사가 있었고 사무총장의 결

산보고가 이어지며 일사천리로 회의가 진행 되었다. 그런데 종회가 끝나가는 12시 조금 넘어선가 

낯술을 드셨는지 얼큰한 얼굴을 한 종친 한 분이 창호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무어라 침을 튀기며

횡설수설하시는 데 내용을 정리하면 이러했다.


자기가 종파의 핵심 종친인 데 문중신년하례식에 왜 정식으로 연락을 안했느냐가 주요 불만 내용

이었다. 70대 중반쯤이나 된 중노인인 종친은 소문난 주당으로 그 오명이 익히 종친간에 잘 알려

진터라 누구하나 대꾸 없이 고요히 바라보고만 있는 데 아랑곳 없이 계속 떠들어 댔다. 여러사람

이 모이면 별종이 하나 둘 있기는 해서 잦아들기만 기다리는 데 기다리다 지친 팔순 종친 하나가

무엄하게 꾸짖는다.

" 여기가 어떤자리라고 함부로 떠들고 있어! 일년 내내 문중묘제나 행사에는 콧배기도 안 보이드

니 이제와서 무슨 소리를 하고 있어? 매년 양력 1월 초하루에 대문중회의가 있는 것을 진정 모르

고 하는 말이냐! "

일순 머쓱한 고개가 푹 꼬꾸라지며 실룩거린다. 무언가 얘기를 해야하는 데 다음 단어가 입가에

맴돌기만하고 침만 주르륵 흘린다.


하긴 先考와 할아버지가 조선말기에 진사도 한 선비 집안이고 마을에서도 칭송을 받던 명문가라

종가를 능가하는 위세를 떨친 것도 사실이었고 옛날의 그 영화가  스스로 무너진 가문의 비애를

분풀이로 풀어내는 것이 역력한 데 그래도 현실은 현실이었다.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되어 구겨진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 측은하여 가엾기까지 하였다.


오늘 같은 날 반가의 후손답게 좀 겸손한 자세로 종친들과 함께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

운 마음을 안고 후미진 구석으로 늘어지고 지친 세월을 옮겨 놓는다. 


겸손하고 양보하면 편한 데 대개의 사람들은 그 것을 꺼린다. 내려 놓으면 다 내 것이고 울타리를

걷어내면 다 내 것인 데 울타리안만 내 것으로 고집한다. 그져 내 생각만 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사가 살면 살 수록 산 넘어 산이다. 정답이 있는 것 같아 강을 건너보면 거기엔 정답이 없다.

새해에는 겸양지덕으로 살아보려한다. 느지막히 老妄처럼 낮게낮게 살아보려한다.




추천1

댓글목록

안박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보몽*詩人`作家님!!!
"甲辰年"의 壁頭에,"계보몽"任의  高見을聽..
"謙讓之德"..좋은말(言)이고,銘心해也할 글句요..
"老妄처럼 낮게`낮게 살아보려 한다"는,말씀에 共感을..
"계보몽"任!"種親會"일기,感辭며.."새해 福많이 받으세要.!^*^

계보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박사님!
갑진년 청룡의 해에 더욱 건안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문중의 모임이 있을 때마다 종종 이런 해프닝이 벌어지곤 한답니다.
각 지파별로 서로 자기 선조들의 위세를 들먹이며 겸양지덕을
상실하는 종친들이 많지요. 주로 80을 넘긴 종친들이 옛 선조의
영화를 들먹이며 자기의 존재감을 표출하기도 하지요
객지생활을 오래한 저로서는 생소하기도하지만 재밌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Total 58건 1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1 04-21
5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1 04-17
5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1 04-13
5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1 04-09
5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1 04-08
5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1 04-04
5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2 04-03
5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2 03-17
50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 03-16
49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2 03-07
4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2 03-05
4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1 03-03
4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2 03-01
4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1 02-26
4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2 01-30
43
마당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3 01-21
4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1-09
4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1-08
40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1-07
39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 01-06
3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 01-03
열람중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1 01-02
3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12-30
35
가버린 세월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12-29
3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12-26
3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 12-25
3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12-21
3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12-11
30
졸혼의 계절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1 12-02
29
금뱃지 댓글+ 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1 11-2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