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의 꼭짓점을 거닐며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파도의 꼭짓점을 거닐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회 작성일 24-01-05 14:59

본문

파도의 꼭짓점을 거닐며




교회 뒷마당 

삼복의 무더위에  끓어오르는 무쇠솥처럼  

묏자릴 잘못 쓰면 멸문지화는 부지기수라며 

고래고래 핏대 세우며 밤하늘을 들쑤시며

별을 내쫓던 


동네 유일의 택시드라이버 철이 아버지와  

가만히 고개만 끄덕이며 무언의 침묵으로 

맞장구를 치시던  아버지,  


그날 이후 나의 종교는 폐사한 오리 떼처럼 

오염된 낙동강 하구의 어느 모래톱에 생매장

되고 말았다  


주말마다 부모님의 눈치로 미사참례를 하던 

어느 날, 


무에 바람 들듯 심장에 십자가를 꽂았다 


검붉은 모래바람이 격랑으로 몰아치던 

적기뱃머리를 지나 가파르게 오르던  고갯길,  

실핏줄 같은 비좁은 골목에 들어서면 두 팔 

벌려 침묵으로 안아주시던 무언의 빛,  


휴일 아침 머리맡을 점자처럼 더듬거릴 때면

쪽창을 비집고 나온 가시광선을 타고 먼지가 

허연 속살을 보이며 부유하는 찰나의 

아늑함이여!  


언젠가 학력고사를 준비하던 시절, 지뢰 같은 

숨은 포부를 밝히자 아버지의 제국은 그날로

부터 무형의 칼날에 멸망해버렸다


눈 앞에  침묵으로 벼린 칼날을 잠잠히 

건네주시던 아버지,  


내 심장을 향한 칼끝이 아버지의 심장을 도려내고 

있었다는 것을 그땐 알지 못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767건 1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767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 0 15:17
1766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 0 00:21
176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1 06-21
1764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 06-19
1763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 06-19
1762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2 06-19
1761 메밀꽃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1 06-18
1760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1 06-15
1759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6-08
1758
왕눈이 형 댓글+ 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6-08
1757
오석(烏石)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1 06-03
175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1 05-30
1755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1 05-26
1754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 05-26
1753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1 05-22
1752 Vivi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 05-21
1751
노년의 품격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1 05-14
1750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1 05-13
1749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3 05-09
1748
작약의 계절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1 05-08
174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1 05-06
1746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4-22
1745 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 04-14
1744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1 04-12
1743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1 04-11
1742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 04-11
1741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10
1740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1 04-03
1739 떽띠한x꿀벌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4-02
1738 떽띠한x꿀벌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 04-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