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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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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회 작성일 24-03-0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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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차 한 잔을 들다가 문득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본다. 세월이 겹겹이 쌓인 얼굴, 얼굴이 아니라 몰골이다. 그 얼굴 뒤로 방울방울 동그라미처럼 나를 지난 정다운 얼굴들이 떠오른다. 나를 행복하게 하기도 하고 나를 슬프게한 얼굴들이 미소처럼 슬픔처럼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내 아버지 얼굴은 늘 거울 속에 있어 아침마다 늘 친근하다.


내가 鮮末 察訪을 역임하신 증조부를 닮아 코가 우뚝하고 눈썹이 선명해서 지혜로운 얼굴이라고 태어나서부터 고등시절까지 祖母께서 칭찬을 달고 사셨는 데 나는 내가 그런 줄 알고 일생을 그런 생각 속에 살았다. 어린아이를 업고 온 동네를 다니면서 잘 생긴 손자자랑에 세월 가는 줄 몰랐던 할머니,9대 외동의 손자가 그렇게 유년을 보냈다. 그러한 삶이 나의 성장과정에서 자신감을 주어 이로운 점도 많았지만 반대로 사물을 대처하는 방식에는 선입견이랄까 편견이랄까 내가 잘났다는 의식에 사로잡혀 기울어진 생각을 많이 해서 사람들과 잘 섞이지 못하는 폐단을 일생 겪었다. 이제 와서 뒤돌아보면 자라 온 환경에 의한 후천적 성격형성이라 하겠다.


얼굴 전체를 그려 보아서는 아주 못 생긴 편은 아니다. 하나 흠이 있다면 하관이 좀 흘러 내린 듯 복이 없어 보이기는 하다. 하기사 요즈음은 멀정한 광대를 깎아내려 세모꼴이 유행이니 조금은 위로가 되긴 하지만 우리네 옛정서로는 듬직하지 않는 얼굴은 틀림없다. 그나마 피부가 뽀예서 상스럽지는 않다고 내자의 위로가 도움이 된다. 눈도 아쉽다면 조금 아쉽다. 어릴 때는 귀엽다는 소리를 듣던 그 초롱한 눈이 나이들 수록 가자미 눈으로 변하드니 사람을 바라보면 늘 째려보는 것 같다고 내자의 지청구가 높아진다. 가만히 거울을 들여다보면 그래도 내 세울 수 있는 것은 이마와 우뚝한 코와 섹시한 입술이다. 얼굴의 중심은 이마와 코,그리고 입술 아닌가. 하자 있는 부분은 파운데이션 화장으로 잘만 커버하면 60대로 보이는 것은 식은죽 먹기다. 그래 좋은 것만 보고 살아가자.


할머니의 얼굴이 아버지의 얼굴이고 아버지의 얼굴이 내 얼굴인 데 늙어 보니 알겠더라. 나이들어 가니 잘 생겼다던 내 얼굴도 아버지 사진으로 변해 가고 이마에 주름까지 똑 같이 그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집 가계의 얼굴이 대규모 진화의 시점에 있다. 아들이 서구적으로 훤칠하다. 체형만 서구적이 아니라 얼굴도 프랑스 파리에서 갓 도착한 파리지엔처럼 인천국제공항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얼굴이다. 손자도 듬직한 체구에 괸상 좋은 태국 부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살아 생전 우리 어매가 늘 하던 말이 생각난다. 

" 이제는 代 갈았데이! 3代만에 대가 영판 바뀟데이! "


정겹고 그리운 얼굴들은 다 떠났다. 이제 거울과 함께 얼굴 하나 고택을 지키고 있다. 조상이 될 얼굴,아버지가 될 얼굴을 가는 날까지 잘 간직하고 싶다. 사람은 자기 얼굴에 책임을져야한다는 말이있다. 자기의 걸어 온 삶을 책임지라는 말일게다. 나날이 다가오는 새로운 얼굴들, 그 귀한 얼굴들 하나하나 볼 비비며 살고 싶다. 사부작사부작 얼굴 매만지며 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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