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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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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회 작성일 24-03-0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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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인생 




골프에서 파는 본전이다. 어쩌다가 일진이 안 좋아 보기라도 많이 나는 날이면 오후내내 본전 생각에 아쉽기 그지 없다. 보기플레이어라는 오명이 늘 따라 다니기도 한다. 참 인생은 본전하고 사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일생을 크고 작은 사업을 하다 다 정리하고 나니 본전이 안 되었다. 아이들 둘 키우고 공부시키고 결혼 시켜 집 칸이나 마련해 주고나니 호주머니에는 먼지만 폴폴 날리는 내 노후가 움츠리고 있었다. 많이 벌기도 하고 많이 쓰기도 했지만 내가 본전이 안 된다는 말은 사실은 잃어버린 건강 때문이다. 


뭘 그리 속속들이 볼라고 백내장 수술을 감행했지만 첫 해만 미안할 정도로 잘 보였지 2년이 지난 지금은 말짱 도루묵이다. 두골이 잘 못 생겨 만성비염에 시달리다 코 속의 삐뚫어진 뼈를 갈아내는 중수술을 했다. 피눈물을 흘린다는 말은 들어 봤지만 실제로 수술 후 한 이틀 동안은 피눈물이 눈물처럼 나왔다. 뻥 뚫린 호흡이 이무롭지만 나이 드니 수시로 콧물이 주르르 흘러 또 병원엘 가 봐야 하나 하고 생각은 하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저절로 고개가 절레절레 한다. 잇빨은 거의가 쇠심지를 꽂아 쒸운 금속이다 보니 이따금 치과에서 사진을 찍다 보면 영락 없는 로보트 인간이다. 백골에 얼기설기 붙어 있는 잇빨의 형태를 보면 내가 봐도 흉물스럽다. 공장에서 물건을 옮기다 떨어져 요추 6,7번 사이의 디스크가 터져 인공 디스크 삽입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집도의가 수술전에 수술하고나서 양반다리를 하기 힘들 수 있다는 소리에 수술대 위에서 공중잡이로 일어나 수술 거부라는 초유의 다툼을 벌였고 더욱 더 수용할 수 없는 것은 절을 못 할 수도 있다는 말에 결사반대로 수술을 거부했다. 500년 종가의 장손이 양반다리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절을 못 한다는 것이 치명타였다. 재활에 의해서 사람마다 예후가 상당히 차가 있고 밤일이나 골프등도 가능하니 수술 후에 재활에 최선을 다 하면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꼬드김에 넘어가 수술을 했지만 지금도 날이 궂으면 찌뿌듯 하다. 이제 15년이나 지났으니 허리수술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겠다. 아래로 내려가다보면 내 엄지발톱은 양쪽다 반은 죽었다. 별 치료를 다 해 보고 갖은 약을 다 발라 보았지만 20여 년을 낫지를 않는다. 당뇨가 있어 발 관리는 치명적이라 은근히 신경이 많이 쓰인다. 가끔 건강프로에 당뇨환자의 썩은 발을 보면 자다가도 일어나 발가락을 쓰다듬어 보고 따슨 물로 씻어 보기도 한다.


몸이 이렇게 무너지는 게 나이 들면 다 정상이라고는 하지만 이제 모든 걸 정리하고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질 만 하니 욕심이 분출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이쁜 노인도 친구로 사귀고 싶고 마음은 아직 천 리 만 리인 데 한심하고 애통하다. 그래서 살아 온 인생 뒤돌아 보며 몸 온전히 보존하며 본전으로 살기가 무지 어렵구나 하고 생각하면 속에서 은근히 심술이 꿈틀거리고 배알이 뒤틀리기도 한다. 가끔 만면에 웃음을 띈 육체 건강한 친구와 라운딩이라도 같이 하면 공연한 열등감에 움츠려지고 그 흔하던 파도 힘들고 보기만 연발하니 참 인생 본전하기가 이렇게 힘들까 하는 생각에 살아 온 인생이 희떱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봄비 내리는 오후다.


화사한 봄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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