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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꽃밭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937회 작성일 15-08-05 06:45

본문

서천 꽃밭 / 박서아

전설의 섬 제주도에는, 서역 어딘가에 있다고 

믿어지는 꽃밭이 있다. 여기에 피는 꽃을 죽은 

사람에게 뿌리면, 살살 꽃은 살을, 뼈 살 꽃은 뼈를, 

도환생 꽃은 영혼을 되살아나게 해준다고 한다.

인간의 탄생 및 죽음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곳이 

이곳이며,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상징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어린 나이에 죽은 혼령들은 극락에 

가기 전에 이곳에 머물면서 꽃에 물을 주는 일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 전설의 꽃밭을 사람의 정성스런 손으로 

가꾸어낸 곳이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나의 기억 속 서천 하면, 

서천 꽃밭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지금 나는 서천으로 가고 있다.

물론 제주의 서천 꽃밭도 아니고, 전설 속 서천도 

아닌 충남 서천이다. 동백이 아름다운 곳 서천!

같은 음을 가진 한자를 사용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충남 서천에도 

아름다운 꽃밭이 있었으면 좋겠다.

제주의 전설 속 서천이 주는 힘이 내가 가고 있는 

서천에서도 작용한다면 놀라운 일이 

생기겠지만, 제아무리 서천의 꽃을 따다가 바른다 

한들 살아날 거라 믿는 자녀도 이젠 없을뿐더러
 
요즘 세상에 어느 자식이 전설처럼 그 먼 서천까지 

가서 그 꽃들을 따오겠다고 길을 떠나는 자식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남기도 한다.

동백이 아름답고, 주꾸미가 맛나기로 유명한 서천!

과하게 높지 않은 산자락에 금강을 끼고 넓은 논이

자리를 하는 논바닥엔 우렁이들이 살이 오른 체 

기어 다니고 있다.

태양에 달궈진 볼을, 미풍이 불어와 어루만지고는 

달아나며 벼 이삭 위를 달리자 벼 끝에서, 바람에 

이는 댓잎 소리가 난다.

오늘 하루 해가 지고 멀리 노을이 붉다.

비록 주변에 붉은 꽃은 없지만, 꽃밭 못지않게

갈대 밭을 일구어 논으로 개간해 놓은 농경지도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였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이, 어쩌면 저 논의 벼가 굶주린 시절의 

사람들에게는 살과 뼈를 채워주고 힘겨운 영혼을

달래주던 서천의 꽃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현대에 와서는 밥보다 커피를

더 많이 먹어서 쌀이 남아도는 시절이 되었지만,

농자천하지대본이라 하여, 농민(혹은 농업)이 

천하의 근본이라 장려하던 시절도 있었지 않은가.

수도승 못지 않은 자기와의 싸움이 필요한 농부와

서천 꽃밭에서 꽃을 가꾸는 사람은 아마도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서천의 길을 따라 

걸으며 품어 보았다.






추천0

댓글목록

石木님의 댓글

profile_image 石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흘리에서 전설의 꽃밭을 가꾸며 사는 사람들은
참 맑은 영혼을 지니신 분들이겠네요.
어떤 종교생활보다도 숭엄하고 아름다운 일상일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죄를 지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맑은 영혼들의 삶을 충청도 서천 농민들의 생업에 대입하여
글을 쓰신 그 마음 또한 전설에 나오는 이야기만큼 깨끗해 보입니다.
제주도이든, 충청도이든, 서울이든
핵심은 지역의 위치가 아니라 그곳을 가꾸는 사람들의 마음이겠지요.

시몬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을 읽고 창문을 밖을 보았습니다.
농촌도 도시도 아닌 창밖입니다.
아파트 공사를 하고 있는 곳이기고 합니다.
어릴적 대통령 꿈도 있었지만,
이곳이,
창문 안,밖을 서천꽃밭이라고 느끼며 사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石木님 맑게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선흘 서천꽃밭은 교사출신의 부부가 일구어낸
곳이랍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분들 처럼 꿈을 현실로
일구낸 분들을 보면 참 부럽기도 하고, 나름 길라잡이
역활도 해주시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씀 하신것 처럼
지역이나 위치가 아니라 마음이란 것에 저도 공감을 합니다.

무더운 날 건강 잘 챙기시고요, 점심 맛있게 드셔요~!!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몬이님. 잠시나마 저의 글을 통해서 현실에서 벗어나
꿈을 생각하셨다니 다행 입니다.
어릴적엔 하고싶은 것들이 많았다가, 나이가 들수록
해야되는것 만 생각을 한다더군요. 모두가 어릴적의 꿈을
이루지는 못하지만, 대신 꿈은 끝없이 수정되고 자신에게
맞는 꿈을 찾아가게 되겠지요. 어느 광고에서 이런 말이
들었어요. '정말 자기 인생은 은퇴 이후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땐 원하셨던 꿈을 꼭 이루시길 바래봅니다.

대기와 환경님의 댓글

profile_image 대기와 환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이 주는 아름다움..
꽃을 피우는 마음이란 정성과 사랑이 없다면 불가능합니다.
겨울 내내 화분을 옮겨가며 베란다에서 정서을 가꾼 분에서 촉대가 올라오고
어느 봄날 꽃몽우리가 솟아오르면..그 기쁨은 본인만 아는 감격입니다.
서천의 꽃밭에도 아마 그러한 사람들의 마음이 모일 때
아름다운 꽃이 만발 할 것입니다.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기와 환경님 맞는 말씀 이셔요.
정성과 사랑이 꼭 하지요~
어떤것이 되었든, 생명을 키워내는 일은
경이로운 일인듯 합니다.

몽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을 키우는 정성은 곧 아이를
기르는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있지요.
그만큼 사람에게 주는 기쁨또한 크다는 얘기지요.

박서아님의 고운 심성이 고스란히
표현된 글입니다. 저도 아파트
베란다에 제법 많은 꽃을 키우고 있어
꽃을 좋아하는 분들을 보면 반갑더군요.
좋은글 많이 남기시기 바랍니다.

용담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천 꽃밭에 다녀오셨군요
이 귀한 내용을 보니 마치 서천 꽃밭으로 여행하는 기분입니다
박서아님의 고귀한 내용속에 꽃을 가꾸고 기르는 것은
보통 정성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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