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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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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jin77w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5-06-2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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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 밤 10시, 나는 수영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한 주의 끝이 몸으로 체감되는 그 순간, 나는 주중에 몇 시간 앞의 일정만을 내다보고 맹목적으로 할 일을 수행하는 기계의 관점에서 벗어나 크게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첫 번째로는 과거를 평가하고 미래를 그려가는 일이다. 이번 주에 느낀 감정들을 되새겨보며 이번 주를 평가한다. 또한 넓고 미래지향적인 시야로 다음 주엔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기대할 만한 것들이 무엇일까, 그리고 나의 먼 미래를 조금이나마 그려본다. 그러면 주중에 쌓인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나에 대한 이해를 하며 나중에 대한 걱정도 줄어든다.
    두 번째로는 현재 보이는 주변 풍경에 집중하는 일이다. 집까지 가는 내리막에서 차 소리로 시끄러우면서도 사람 소리는 조용한, 하지만 모든 일이 유기적이고 매끄럽게만 흘러갈 것 같은 교차로의 풍경에 집중해 본다. 그리고는 주변 건물들을 살펴본다. 안에서는 사람 소리가 조금씩 들리는 것 같다가도 외적으로는 매우 고요하다. 다음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무한히 뻗어 있으면서도 중간중간의 달빛과 별빛이 내 시선을 특정 지점에 가둬놓는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풍경이 어우러진 밤의 풍경을 내 눈에 한 번에 담는다.
    이상하게도 무의식의 요소들이 모인 풍경 속에서 의식의 부름 같은 어떠한 메시지가 전해진다. 애초에 의식이 무의식이였던 여러 요소가 정교하게 설계된 것, 즉 무의식에서 의식이 만들어진 것이라면, 의식 또한 무의식을 지나치는 요소만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떠한 힘이 느껴져야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다른 사람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생명체와 대화하고 교감하는 것이서 우리는 외로움이 해소되겠지만, 한때는 사람과의 감정 교류가 지치고 힘들 때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이때는 우리가 간과하는 무의식의 요소들 사이에서 힘을 얻어보고 좋은 감정을 느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이제 다른 생각에 정신이 팔려 있을 사이, 내 몸은 벌써 내 집 정문 앞에 서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까 핬던 다양한 생각들은 사라지고 편안함만을 극대화하여 느끼게 된다. 한 주에서 어쩌면 제일 행복하고 편안한 순간. 그리고 밤이 되면 이번 주말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와 아까보다는 더 행복하고 이상적이며 자극적인 상상을 해본다. 친한 친구와 여행을 간다던지 하는 상상. 아니면 이성 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상상이라던지 말이다. 그렇게 즐거운 상상을 하며 금요일 밤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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