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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의 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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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883회 작성일 15-08-22 21:55

본문

후배가 어느 날 내게 찾아 왔다.

"형, 요즘 일은 어때요?"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세계 경제는 미국을 축으로 재편된 세상

세계공항이 온 것인데
이를 모르고
그저 남의 나라
태평양 건너 미국이라는 나라의
부동산 거품이 무너진 줄만 알았다.

매스컴은 남의 나라 이야기에
호들갑을 떨까?

피부로 와 닿지 않는 현실이
그저 내게는 어떤 불행일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신흥개발국의 눈부신 성장을 해 왔던
대한민국,

아시아의 용이라 했다.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은
성공한 나라들이
힘 있는 사회가
작은 나라들을 경시하는 풍토를
내포하고 있었다.

자원의 부국,
그에 걸맞은 인구대비 지적자원,
튼튼한 국방력,
세계 금융의 받침목을 하는
보유외환

한국은 이런 네 가지 취약점을
감기몸살처럼
반복적으로 앓고 있었다.

유럽의 부유국이라는
독일의 경우를 보면
강소기업이 강한 나라가 국가 경제를
떠받들고 있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요즘 너도나도 못 살겠다 하는데
나라고 잘되는 일이 있겠어!"

IMF 체제에서
국민이 나라의 빚을 갚으려고
세계 어느 나라도 유례가 없었던
금 모으기 운동으로
장롱 속에 꼭꼭 숨겨 두었던
시골 노인들의 가락지까지 내놓았던
애국하는 길을 아는 대한민국이었다.

차라리 IMF 때는
IMF가 뭔지도 몰랐던 국민이
유동성 자금 200억 달러를 못 갚아
차용을 했다는 말을

구조조정으로
일시에 실업자가 된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조금씩 실감하고 있었다.

아직은 주머니에
적금을 깨면 만들 수 있는 자금과

이 당시는
퇴사를 신청하면
퇴직금 이외에 몇 달 치의 봉급을
보너스로 받고 있었다.

IMF가 무색하게
너도나도 창업의 열풍은
전국을 휩쓸고 있었다.

소위 말하는 가맹점

장사의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과대포장과
검증되지 않은 상권분석

그리고 계산기를 두드리면
쉽게 돈을 벌 것 같은 셈법, 을 믿고
뛰어들고 있었다.

호박이 열리는 줄 알고
실은 콩을 심고 있었다.

"이사는 잘했냐?
집들이해야지."

후배는 이번에 32평 빌라를 샀다.
오랜 전세살이를 청산하고
융자를 받아 집 장만의 꿈을 이루었다.

통장에 잔액이 있으면
이병철이도 정주영이도 부럽지 않았다.

부동산은 십 년
어쩌면 평생을 거쳐 빛을 볼 수 있는
투자였지만

유동성 자금은
언제라도 동원할 수 있는 돈의 힘이
안정된 직장과
단란하고 건강한 가족들이 있는 한
행복의 요건처럼 피부에 와 닿았다.

돈 때문에
가난했던 유년시절에
부모세대를 보고 자란
형제들은
가난이 얼마나 불편한 것인 줄
잘 알고 있었다.

한 방에
아홉 식구가 어깨를 펴고
나란히 누울 수 없는 단칸방이어서
잠을 자려 하면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안고 자고
지그재그로 엇각으로 누워야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아무리 없어도 빚은 지고 살면 안된다."

"없으면 없는 대로
부족한 것은 서로 나누고 살면 된다."

부모세대는
없다고 기죽지 않는 삶을 살았던 건

근검 절약하고 근면하면
모으고 산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셨다.

못 배운 부모들이었지만
자식들에 대한 교육열은 하늘 같아서

"사람은 배워야 한다.
강바닥의 금광석도 매일 닦아야
빛을 낸다."

어디서 이런 말들을
책을 보시지 않았는데 알고 계셨을까?

육성회비, 등록금이 밀려
수업시간에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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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대기와 환경님의 댓글

profile_image 대기와 환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의 마음 여행길이었습니다.
그땐 그랬지요.. 옹기종기 모여 가난해도 가난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갔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울다가 보다가.. 돌아가신 노모의 모습도 생각나 한참을 멍하니
기억하다 다시 글을 보고... 지금의 자신을 돌아보면서
시인님의 마음을 헤아려보았습니다. 그러나 옛날 그때가 행복했었지요..
쌀독에 쌀이 가득하고 부엌 한 구석에 점토처럼 쌓여진 연탄만 바라보는
노모의 모습은 늘 평화로웠지요..내 집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늘 노모의
유언처럼 우리의 생각에 뿌리내렸지요..
세월을 조금씩 먼저 보내면서 현실의 문화와 오래된 체질과의 갈등 속에
여자들은 너무 잘 적응한다는 사실이고 우리 남자들은 끝까지 그 체질을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오랜만에 오래된 기억 속 여행길 다녀왔습니다.
늘 건강한 모습으로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시길 바랍니다.

아무르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의 마음
여행길이었습니다.'

저 또한 이 말에 동감입니다.

재미있게 읽으셨으리라 믿겠습니다.

인생의 중반을 넘어
'하오'

생의 연민이 남아
'연정'

그래서 하오의 연정이라 재목을
붙여 보았습니다.

인생은 죽는 돼 순서가 없다고 합니다.

누구나 출발선에서 삶을 시작하지만

"그 끝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는가?"

이 문제는
자신만이 풀어야 할 해답이겠지요.

쉼을 허락한 일요일에
저는 아파트 계단에 앉아
지난 이십 오 년을 생각했습니다.

삶은 자신을 인식하고부터
새로 태어나는 것이라 한다면
저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행이었습니다.

앞으로
아니
내일 당장 어떤 삶이 제게 주어질지
저는 예측을 할 수 없지만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 시간은
글로 풀어보니
두 시간 남짓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사이
말하고 싶은 사연도 많고
인생 역정과 고난도 많았지만

저는 홀어머니

"어머니는 어떠세요?"
하고 물으면

"저희 어머니는 점점 아줌마가 되어 갑니다."
라고 대답합니다.

그 아줌마가 아직도 자식을 걱정하고
아파트 계단에서
아파트 벤치에서
심지어
아파트 광장에서 글을 쓰고 있으면
커피나 과일을 깎은 접시를 들고
온다는 사실입니다.

"일도 힘들었을 텐데 쉬지 무슨 글이냐,
쉬엄쉬엄해라."

"어머니, 창피하니까
이런 것 들고 다니지 마세요."

그래도 그 마음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아줌마에게는
이 아들이 희망이었던 것입니다.

무엇이 그렇게 어머니를 밝고
건강하게 하시는 걸까?

저는 긍정의 힘이라 믿기로 했습니다.

노모께서 보여주신 사랑
그리고 인간에 대한 연민은
제 문학의 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답글은 짧아야 하는데
제 어머니를 닮아
수다쟁이였습니다.

대기와 환경 님,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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