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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토끼와 칡넝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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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863회 작성일 15-08-2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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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토끼와 칡넝쿨 / 박서아


눈 한번 깜빡할 때마다 절기가 찾아와 있다.
오늘이 벌써 처서이니, 한 달여 지나면 추석 한가위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낮의 태양 아래서는 이마가 벗겨질 듯 뜨겁지만
그늘에서 맞이하는 바람은 상큼하기 그지없이 좋은 날이다.

도시에 생활권을 둔 모든 이들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운동 부족일 것이다. 
이 고민은 나라고 예외일 수 없는 문제의 것이라 틈 나는 대로 트레킹을 
갈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다.

오늘도 가까운 수리산 둘레길을 한 바퀴 돌 요량으로 출발을 하였는데, 
산속의 다람쥐보다 몸속의 열기가 먼저 인사를 건네온다. 이곳저곳 다녀 본 
둘레길 중 나는 이곳 수리산 둘레길을 가장 선호한다. 계절마다 다른 색을 
보여주는 요염함도 매력이지만 완만한 코스가 어지간한 사람들도 무리 없이 
다녀갈 수 있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그런 수리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이마에는 
땀이 비 오듯 하고, 볼은 한겨울 서릿바람 맞은 시골 처자처럼 붉게 달아올라 
그 열감을 여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이런 증상은 오르막길에서 호흡조절에 
실패하였고 무리해서 빠른 보폭으로 걸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다가 일을 내지 
싶어 그늘이 짙은 곳에 방석을 깔고 앉아 물을 천천히 마셨더니 조금씩 진정이 
되어갔다.

한참을 앉아 있으니 주변의 식물들이 눈에들어 왔는데, 아무런 생각 없이 걸을 때는 
주변이 모두 녹색이라 마냥 좋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자세히 보니 녹색의 절반은 
칡넝쿨로 덮여 있는 것이 아닌가. 요즘이 칡에는 한창인 때인지 보랏빛 꽃을 소담히 
피우고 진한 향내를 피우고 있다. 단지 칡만 보면야 나쁘지 않지만, 나무에는 저 
칡이 여간 애물단지가 아니다.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방해하니
그 나무는 시름시름 앓게 되는 것이다. 어떤 칡 줄기는 나무와 함께 자라서 나무의 반은 
파고들어 인생의 악연이란 것은 이런 거를 말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무를 괴롭
히는 칡 줄기도 있다.
예전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칡넝쿨에 관한 것을 본 기억이 있는데, 지구 상에서 인간이 
사라졌을 때를 가정 했을 때 지구를 덮을 식물은 칡넝쿨이라고 한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보면 칡이란 것이 얼마나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는지 알 수 있고, 조금은 그 생명력이 
두렵기도 하다.

식물에 피해를 주는 칡넝쿨이라지만, 나에게는 나름의 추억을 주는 정겨운 식물이다.
국민학교때 어린아이들이 쉽게 꿈을 꿨던 것 중 하나가, 병아리를 키워서 닭이 되면, 
닭을 어린 토끼로 바꾸고, 토끼가 자라면 염소로 바꾸고, 그 염소를 나중에 돼지와 
바꾸고, 마지막엔 소에 이르게 되는 참으로 꿈 같은 일을 나 또한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 시절 어찌어찌 해서 토끼를 몇 마리 키우면서 야무진 꿈을 위해, 방과 후 집으로 
오면서도 토끼를 위해 풀을 뜯어 오고, 시간이 나면 과수원 주변에서 칡넝쿨도 뜯어와서 
토끼에게 수시로 주곤 했다. 그러던 어는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토끼장 문이 열려 
있고 토끼도 없었다. 놀란 마음에 엄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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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용담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
박서아님 고운 글입니다
이 글을 보니 시골에 있을 적에
산에 가서 칡을 캐어서 먹던 시절이며
고향집 앞 마당에 길러내는 토끼의 추억들이
묻어나네요
그리고 글의 내용을 보니 수라산에 다녀오신 듯
하네요 수라산의 코스가 유명한 만큼 늘 거닐고
싶은 장소이네요
칡은 단단하죠 그래서 칡을 씹으면 달면서도 쓴 맛이 나기도 하지요
고운 글에 감상하도록 베려해주시는 마음 감사합니다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은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에서 한기가 느껴지는 날 입니다.
용담호님, 이렇게 기온이 떨어지면 집필에 조금은 도움이 되시지요?

기회가 되시면 수리산 둘레길을 걸어보셔요. 생각이 정리가 된답니다.
저도 간혹 산 길을 걷다가 글의 맥락이나 주제가 떠오르곤 하니까요.
그래서 오래전 분들이 산책을 최고로 권장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쓰기전에는 단순하게 칡이네 하며 바라보다가, 저 칡을 가지고
유용하게 사용했던 예전 일이 떠올라 아련한 그리움이 차 올랐답니다.
그러면서 아~그땐 그랬었지... 하며 글을 쓰다가, 그땐 살아계셨던 부모
님과, 어린 나의 모습을 그리며 잠시 추억 여행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 시절의 것들을 체험 하신분 이라면, 함께 공감하며 추억여행을 다녀오시는
 것은 보너스 입니다~!!^^

몽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리산, 참 좋은 산이지요.
저도  15년여전에 산본에서
작은 사업을 하면서 시간나면 자주 들렸던 곳이
수리산이었습니다. 당시엔 둘레길이 없었던것 같은데~~~
사시는 곳이 안양이나 군포쯤 되시는가 보군요,

둘레길 트레킹은 힘들지 않으며 심신을 다스리는데 최고입니다.
저도 일주일에 꼭 한번은 인근의 남한산 성곽길을 걷곤합니다.
혼자서 명상도 하고 그림, 시도 구상하는 시간이지요.

부모님 산소 벌초를 가면 칡때문에 골치입니다.
언제부터인지 생긴 칡은 번식력이 좋아 해마다 늘어나
포크레인으로 주위를 파서 뿌리를 뽑았는데도
소용없습니다.
칡이 저한테는 좋은 기억이 없군요. 서아님의 고운 글 읽으며
잠시 생각해 보앗습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올려주세요.

石木님의 댓글

profile_image 石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서아님과 몽진2님께서도 수리산과 인연이 깊으시네요. 반갑습니다.
저는 지금 근 20년을 산본에서 살고 있으며, 수리산에 자주 가는 편입니다.
태을봉이나 슬기봉까지는 힘이 들어서 잘 못가지만, 산중턱을 오르락내리락
가로지르는 산책로를 걸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쾌적하지요.
'독서의 숲'을 지나서 '명상의 숲'거쳐 성불사 뒷길로 내려가는 코스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아기자기함과 함께 신체단련의 만족감을 느낍니다.

임도5거리로 가서 당숲을 지나 수리사에 들려다가 내려갈 때와는 반대쪽 길로 올라오는
구불구불한 황톳길 걷기도 좋고, 봄철에 체육광장 뒤 밤바위 쪽으로 올라가서
진달래꽃을 구경을 하며 산등성이 길을 걸어 감투봉을 지나서 임도5거리 방향으로
가다가 중앙도서관 앞으로 내려오는 코스도 훌륭하지요.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다람쥐와 청설모 사진을 찍고, 이름 모를 새들이 울면
휘파람으로 그 울음소리를 흉내내어 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올봄에는 눈이 다 녹기 전에 임도5거리에서 당숲을 향하여 내려가다가 그늘진 곳의
빙판에서 미끌어져 몸을 다쳐서 한 달 이상 목발을 짚고 다녔었지요.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몽진님께서 칡에게 어떤 마음일지 저도 조금은 알 듯 합니다.
저희 시아버지 산소에 아카시아 나무가 애를 많이 먹이기 때문이지요.
어떤분은 뿌리 주변에 흙을파서 백반을 뿌려두면 나무가 고사한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아직 행동으로 옮겨 보지는 못했답니다.

제가 산본 언저리로 이사 온지가 15년 정도 되어가니, 몽진님께서 떠난
빈 자리로 제가 왔는가 봅니다~^^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石木님께서 사시는 곳이 산본 이셨군요~^^
선생님께서 남겨놓은 답글의 지명들이 정겹기만 합니다.
노상 제가 다니는 길이란 것이 8단지로 올라가서 대야미
역까지 가거나, 임도 오거리에서 수리사 쪽으로 갔다가
되돌아 오기도 하고, 때론 수리산 두꺼비네서 탁배기 한 잔
하고서는 마을버스를 타고 올때도 있답니다.
요즘은 엘림기도원 쪽의 잣나무 그늘이 좋아서 올 여름 더위를
그곳에서 식히고는 했지요~^^

올 봄에 다치신 다리는 많이 호전 되셨나요?
저는 올 1월1일날 회사에서 청계산에 해맞이 갔다가 하산길
끝지점에서 아이젠을 벗고 세걸음 걷고는 넘어져서 속목뼈가
9조각 나는 바람에 철심을 넣었답니다. 계속 수리산만 간다고
청계산 신령이 시샘을 했는지 아주 눈깜짝 하는 순간의 일이였지요.

모쪼록 다치지 말고, 병원은 멀리 해야 한다는 진리의 말씀이 마구
들리는 올 초 저의 상태였네요~

선생님께서 이웃에 사신다니 참 많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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