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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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712회 작성일 15-08-26 23:17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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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진2님의 댓글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무르박 선생님.
좋은글 앞에서 한참을
머무르며 생각하게 하는군요.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르박님의 댓글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버지의 마당에는
해바라기도 물봉선화도
나팔꽃도 가득했는데
돌아가신 아버지는 살아보지 못한
아파트 생활에는
화분에 화초들이
인공조미료를 가미한 맛처럼
씁쓸하네요.
어쩌면
화분에 담아둘 수 없는
코스모스가
아버지가 꿈꾸시던 자유는 아니었을까요.
6, 25 참전 용사의 서훈을
찾지 못하여
시집간 누이들과 저는
가슴을 쪼이고는 했습니다.
누이가 국방부 홈페이지에 쓴 글을
계급이 높은 분이 보시고
특별지시로 잃어버린 병역기록을
찾았습니다.
김포의 공원묘지는
삼십 년이 지나면 이전을 한다기에
점점 산을 오르는 아파트 단지와
상가들이 걱정이었습니다.
호국원,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골을 화장해서
이장을 작년에 했습니다.
해마다 추석이면
산소 가는 길에 코스모스는
이제는 볼 수 없겠지요.
늙은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면
합장한 수 있다기에
지금부터 60년
연장하면 다시 60년을
나라에서 관리해 준다기에
마음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살아생전에
얼음이 꽁꽁 언 강물에 부교를 설치하시느라
발을 주물러라
허리를 밟으라 하시던 아버지의 신경통이
이 나라 자유를 지키시려 얻은 병이었다는 게
송구스럽습니다.
형제들의 서정과 감수성이
아버지의 정을 대물림해서
글을 쓰다 보니 좋은 날도 있습니다.
어느 분인지 꼭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었지만
그 또한 군사비밀이라 하니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몽진 2 님,
추석이 다가오려는지
코스모스가 만발하네요.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