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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椅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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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890회 작성일 15-08-27 01:15

본문

의자(椅子)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바퀴 달린 의자를 선호하게 되었다. 목조의자에서 흔들의자를 거쳐 스틸의자가 나오면서부터 의자는 바퀴를 달고 행동의 반경을 넓혔다. 의자가 바퀴를 달고 보편화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역사다. 앉는 것을 도우다가 앉아서 하는 사무직이 늘어나면서 공간 활용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의자는 바퀴를 달게 된 것이다. 문명된 것은 바퀴나 날개를 달아 이동환경에 조력함으로써 일의 능률을 도모하고 인간을 의자에 집착하게 한다. 그래서 의자는 자기 위치를 굳히고 자기소용을 주지시켜 인간의 등급과 공유된다.

 

 

의자의 종류는 인간의 직종만큼 다양하다.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의자의 생김새와 쓰임새가 달라진다. 하는 일과 자리로서의 적합성이 우선이다. 목욕탕에서 이발소에서 식당에서 사무실이나 극장에서 그리고 공원이나 정류소에서 쓰이는 벤치에 이르기까지 쓰임새의 형태는 각각 자기 모양새로 존립한다. 인간의 문명과 함께 발달해온 의자가 갖는 의자만의 애환과 고충도 많겠지만, 의자가 없다면 인간의 권위 같은 것도 없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의자가 있으므로 자리의 높낮이가 결정되고 그것 때문에 의자 놀이는 의자 싸움이 되어 늘 시끄러워진다. 직장에는 직위에 따라 달라지는 의자가 있고 나라에는 권력 등급에 따라 격이 달라지는 의자가 있는 것이다. 의자나 인간이나 태어날 때부터 그 격이 결정된다. 그것은 삶에 조건이 되고 환경이 되어 그의 삶 전반을 좌우한다. 아마 같은 의자를 평생 쓰는 사람은 장인들뿐일 것이다.

 

 

책상다리 의자를 쓰던 내가 바퀴 달린 의자를 씀으로 내 의식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만큼 편리한 것은 더 많은 일을 경험케 하고 처리하게 한다. 좁은 공간에서도 필요한 이동 거리가 있고 밀고 당김이 자유로운 바퀴 달린 의자, 나는 그동안 의자의 고마움을 알고나 있었던 것인가? 그저 앉았다 일어나면 그것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나는 내 주변을 애정 깊은 눈으로 마음으로 가슴으로 보듬어 안는 공유의 끈끈한 인연으로 살고 있는가? 낮은 의자에 앉았다가 높은 의자에 앉았을 때 그 눈높이의 소실점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기나 하는가?

 

 

직립보행의 인간에게만이 꼭 필요한 의자, 앉음은 쉼이고 누림이다. 생존이 커뮤니케이션이라면 앉음은 논의를 이루는 소통과 모든 지적인 일들을 구상하고 계획할 수 있는 자세가 아닐까? 살고 살아가는 데는 자세가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하고 불쾌한 자세가 주는 억압감이나 모멸감은 상호소통을 방해하는 불화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오만과 거드름은 의자로부터 굳혀진 자세일 수 있고 의자가 만들어 낸 성형된 자세일 수 있다. 오늘 내가 앉은 의자가 권위를 깔고 앉은 건 아닌지, 자신을 높임 받기위한 지나치게 과장된 의자는 아닌지? 를 한 번쯤 뒤돌아봐야 할 것 같다. 우리 시대의 의자 놀이, 다양한 눈높이를 가짐으로써 의자를 초월한 폭넓은 안목의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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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몽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주 오래전에 김용만이라는 가수가
불러서 크게 유행시킨 대중가요
"회전의자"가 생각납니다.
회전의자는 출세의 상징이었었지요.

의자에 얽힌 인생의 굴곡들이 많군요.
의자의 격이 인격의 격이되고
의자의 높이가 사회적 높이가
되는 세상이 되었으니 어쩌면
슬프기도 합니다.

박용선생님 좋은글 잘 읽고갑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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