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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소리와" 만남에서 이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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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淸草배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756회 작성일 15-10-31 19:07

본문

사랑하는 “소리” 만남에서 이별까지

 

2011년 어느 초여름,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사우나에서 홈프르스 1층 광장에 커피 자판기 앞을 왔다.

사워 후에 마시는 티타임!

그리고 9시가 되면 홈프르스 매장문이 열린다.

내자와 목욕시간이 달라 언제나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므로

지하 매장 서점코너에 신간 서적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침 일과가 되었다.

중소도시인 진주의 홈프르스는 규모가 제법 웅장하고 매장 앞 광장도 건물과 규격을 잘 갖춘

시원스럽게 꾸며져 있다.


 

평소에 개를 좋아하는 나는 길에서든 어디에서든 눈에 보이면 그냥 쉽사리 지나치지 못한다.

언제나 미소로 눈을 맞추거나 말을 걸어보기도 하는 습관이 버릇이 되었다.

광장에 서성이는 “시츄”가 보였다.

아무리 애견이 사람을 잘 따른다 해도 그날 아침에 만난 “시츄”는 여느 애견과는 달라

허기에 지친 모습이며 털의 색깔도 윤기를 잃은 초췌한 모습이

아마도 저 애가 집을 잃었거나 주인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인상을 풍겼다.

목에 줄이 없었으니 당연히 인식표도 없었고 동내 주의의 집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집을 이미 잃어버린 막연한 모습이 딱 이다.

 

 

 

1년 전까지만 하여도 산골에 사는 우리 집에는 늘 대형 개를 키웠는데

예기치 않은 사고로 개를 키우지 않게 되었다.

우연한 만남이 이렇게 인연으로 지어지며 처음 보는 나를 쫄쫄 따라다녀 피하다시피 숨기도

하였는데 주위 사람들의 권유에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만이라도 돌봐주겠다는 심정으로

집으로 데려가게 되었다.
본래의 집이 어떤 환경이었는지 모르지만,

어릴 때 중성화수술도 시켰으며 용변을 가릴 줄 알아 어린 강아지는 아닌 것 같았다

모든 환경이 낯선 산골의 생활에서 잘 적응하였다.

주인도, 나이도, 이름도 모르는 상태에서 “소리”라는 새 이름을 지어주고

우리 집 반려견이 되었다.


 

 

애완견이 처음인 우리 부부에게 사랑을 독차지하며 단란한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

매일 달 목욕을 하기에 혼자 집에 두는 게 싫어

이른 아침 12K의 시내를 오가면서도 함께 데리고 다녔으며

인근 창원과 마산을 다닐 때도 떨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차타는 것을 유별스레 좋아하는 것 같았다.

단, 식당과 마트나 백화점 갈 때는 차 안에 잘 지내고 있어 대견스럽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시츄”라는 견종이 원래 순둥이처럼 순한지는 모르겠으나

사람을 보고는 절대 짓는 법이 없어 벙어리인 줄 착각하게 하였으나 유독 고양이만 보면

왕왕 짓는 모양이 가관이라 함박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반려견이 된 2년 차에 등록하면서 “소리”의 몸에 원래 등록한 칩이

내장되어 있음을 알았다.

(ZD:410100013269114)

개 이름: 옥수수 품종: 시츄

경기도 수원시 관할 기관 031-228-6373

다행히 동물병원장이 담당 기관으로 전화를 걸어 “소리”의 생년월일을 알 수 있었다.

2010년 7월 25일생,

원주인은 수원에서 인천으로 이사했다는 것만 알았다.

왜? 경기도 수원에서 경남 진주에 버려졌는지 아니면 길을 잃었는지 그 연유는

알 수 없지만,

천리 타양인 진주 홈프르스에서 발견 되었으니 오직 “소리”와 관련 된 주인만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애지중지 귀염을 받으며 3년을 건강하게 보냈으며 징검다리 역활로

가족의 단란을 가꿔온 4년 차에 접어든 올해,

피부질환같이 귀털과 꼬리털이 차츰 빠지기 시작해서 양쪽 귀에 물려서 뜯긴 자국처럼

찢어진 상처가 생겼다.

오랫동안 약물 치료를 하였으나 도무지 낫지를 않는다.

달맞이꽃 기름을 짜고 난 달맞이 깻묵이 피부질환에 좋다는 말을 듣고 기름집을 수소문하여 

어렵사리 구해 물에 희석하여

매주 한번씩 몸 전체를 골고루 문질러 주었으나 별반 효과는 없었다.
마을 도로변에 단독 주택이고 보니 

4년간 동고동락을 하면서, 3번의 가출로 애간장을 녹였다.

 

 

본래 원주인은 가출이었는지? 버렸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칩 대신 목걸이용 전화번호, 이름, 주소를 메달에 새겼는데 꼭 우연은

메달을 착용하지 않았을 때 일이 터진다.

그날 새벽, 2시 30분에 생리적 현상을 위해 "소리"가 나갔다.

늘 들어오는 시간이 일정한데 30분이 넘어도 들어오지 않아 동내를 찾아 나섰다.

늘 함께 차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반려견은 자기 집 차 소리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내자와 번갈아 십 리 반경을 차로 돌고, 플래시를 비추면서 아침 6시까지 뜬눈으로 보냈다.

왜, 눈물이 나는지. 3시간이 넘었으니 과연 찾을 수는 있으려나,

애완견은 2시간이 넘고나면 찾기가 힘들어진다는 일반적인 상례이기에..

날이 환히 샜다. 내자는 윗동네로 차를 몰고 갔을 때,

현관문밖에 온몸이 수채(하수구)에 빠진 몸꼴이 정말 가관 일 아닐 수 없었다.

 

 

시력 저하 관계로 아마 빠져버렸는데 날이 훤히 밝아서야 겨우 나올 수 있었는가 싶다.

우리 "소리"는 고양이를 보면 공공 지을 줄 알아도 그 외에는 어떤 난관의 어려움이 주어져도

짓을 줄을 모르는 게 큰 단점이다.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목 주위와 아픈 왼쪽 눈이 심상치가 않다.

우리 집 평화를 다시 찾아 기쁘고 무사히 돌아와 주어 감사하고 대견하지만

“소리”의 활동 반경이 넓어 친화적인

최적의 환경인데 차츰 시력을 잃어 언제 눈을 다쳤는지 모르고 2~3일 경과 후,

내자가 눈이 이상하다 하여 다음날 병원에 갔다.

먹는 약과 안약으로 꾸준히 치료를 하였으나 약물에 대한 일체의 반응이 없었다.

“소리”의 주치의는 안과 전문인데도 불가항력 같은 불치의 병,

경상대 수의학과는 상당히 권위가 있다.

수의학 교수를 지낸 병원을 찾았으나 “의학사전에는” 약이 no라는 영문이었다.

“자가 면역성 질환(루푸스),

자가 세포 조직을 파괴하는 질환이 여기저기를 공격하였으니

그 고통은 엄청나 끝내 두 눈을 실명케 하였으며 차츰 관절마저 정상이 아니었다.

병과 사투하는 작은 몸이 식욕조차 잃어서 2~3일씩 굶기가 일쑤였고

몸은 야윌 대로 야위어 피골이 상접하여 눈에 띄게 불거졌다.

반려견으로 생활해온 지 어언 4년,

그동안 기쁨과 행복으로 널 키웠지만, 어찌해 볼 수 없는 극한의 상항이 한없이 슬프기만 한다.

 

하루하루 고통에 시달리다 몸이 불덩이처럼 뜨겁고

2.3일 전부터 밤잠을 설치며 앓고 있다.

이제 할 수 있는 데까지 다해 보았으니 여기까지가 우리와 너와의 한계인가 싶었다.

너를 보내는 마지막 밤,

앓고 있는 너를 품에 안고 밤잠을 함께 설쳤다.

너를 향한 반려의 집착에서 이제는 편안하게 보내는 것이 도리다 싶어

10월의 마지막 밤을 3일 앞당겨 28일 정오 12시 20분에 안락사를 시켰다.

고통을 덜게 수면마취로서 고요히 이 세상과 영원한 이별을 고했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속울음을 삼킬 수 없어 하염없이 울었다.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 

동고동락한 그 짧은 행복과 기쁨이 오직 슬픔의 눈물로 널 배웅하는 게 전부였으니.

 

 

“소리야!

다음 생에는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에 태어나라고 기도했다.

건강한 너를 다시 키우고 싶다고 기도했다.

우리의 인연이 너무나 짧았지만,

한없이 행복했노라고!

집 앞, 텃밭 영산홍 나무 앞에

체온이 떨어질 때까지를 기다려 저녁 6시경 묻었다.

네 없는 빈자리가 너무도 커서 가슴이 찢어지게 에인다.

너를 기리면서 10월의 마지막 밤을 이 글로서 작별을 고하려 한다.

사랑하는 “소리”야!

안녕!

 

2015. 10. 31. 아빠가.

추천1

댓글목록

그믐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그믐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라라는 반려견이 있었지요. 열일곱 살에 하늘나라로 갔네요. 늙고 병들어 고통 속에 갔어요. 안락사 못 시킨 것 후회됩니다. 열일곱 해~~~ 그 세월이 가면 그리움이 조금 희미해질까요~~~

淸草배창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淸草배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라가 장수를 하였습니다.
보통 13년~15년 사이라 알고 있습니다 만,
저희 집에서도 우리 애들이 3학년, 5학년 두 애들이 누렁이 한마릴 키웠는데,
13살  먹은 해에 교통사고로 죽었지요.. 우리 애들 참 많이 울었는데..
이번엔 안락사 시키기 위해 동물 병원에 들어가면서 나올 때 까지 많이도 울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원장님과 간호사 서넛이 계셨는데 당혹스럽게 생각 하지는 않았나 싶습니다.
세월이 약이라 했듯이..
날이 가면 희미한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믐나무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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