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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바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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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57회 작성일 15-12-29 07:29

본문

 

물과 바람 이야기 /손계 차영섭

 

물은 산과 나무와 바위, 하늘까지도

가림 없이 받아들인다

물속에 들어오면 다 드러눕고 고개를 숙인다

물은 햇살이 오면 은구슬이 되어 무리를 이루고

하늘의 별들이 단풍잎처럼 쏟아진다

 

가야할 곳이라면 아무리 높은 곳에서도

서슴없이 뛰어내리고

위험한 곳에서는 기적 소리를 낸다

물이 꼭 가고 싶다하면 바람은

안개를 떠밀어 구름처럼 흐르게 한다

 

겨울엔 바람이 물의 몸과 마음을 정지시켜

깊은 명상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

바람은 물을, 물은 바람을 맑게 하며 상부상조한다

물고기를 가슴에 품어 키우듯이

생명의 원천이요 삶의 터전이 된다

 

마음처럼 움직이고 몸처럼 행동하며

물과 바람은 색이 없으면서 색을 드러내고

형이 없으면서 형을 보여준다

물과 바람이 없다면 상상하기 힘든 슬픔이 있다

때론 유연하고 때론 강한 힘이 있다

 

당신이 물이고 내가 바람인 우리들,

사랑의 원천이요 행복의 근원이다

거짓도 없고 속임도 없고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물과 바람의 삶이

그립고 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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