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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의 추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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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522회 작성일 16-01-15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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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동네 이발소에 갔다.
오늘 동생 아들이 결혼식을 하는 날이기에 단정한 큰아버지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다.
딸, 아들 모두 결혼하여 독립해서 살고 있으니 큰일 잔치는 동생 차례이다. 얼마 전 구정 명절이었으나 이날을 위하여 이발을 하는 것을 미루었었다.
70세도 넘은 듯한 이발사는 방금 가게문을 열었나 보다. 청소를 하고 있었다. “오늘 잔치집에 가야하기 때문에 일찍 왔어요.” 얼마 전부터 단골집으로 이발사도 나를 안다. 힌 가운을 두르고 머리를 잘라 나간다.

    어릴적 머리 깍던 기억이 떠 오른다. 초등학교 입학 전, 후 우리 시골 동네에는 이발소가 없었다. 6.25 동란 후 피난민들이 모여 사는 수용소라는 곳이 있었다. 여기에 이발하는 사람이 있었다. 오랜만에 이발을 하러 가면 작은 원형 의자에 앉혀 놓고 머리 깍는 기계(기계 이름을 잊어 버렸다.)를 머리에 대고 밀어 댄다. 잘 잘리지 않는 머리카락은 앉아있는 나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이발사는 그러한 상황은 아랑곳 하지 않고 “너 머리 언제 감았어? 머리에 쇠똥이 켜로 붙어 있네.”하고 핀잔을 준다. 이발할 때마다 그소리를 듣기에 머리 깍으러 갈 때에는 세수 대야에 물을 받아놓고 머리를 감곤 했었다. 그래도 그 소리는 항상 나온다. 손님이 왕이라는 말은 그때에 통하지 않았다. 이발 요금을 지불했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 후에 안 일이지만 그 쇠똥은 비듬으로 머리를 감았어도 나오는 자연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옆에 간판을 붙인 이발소가 있었다.흐릿한 전기불 밑에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그 일대에 이발소는 이곳 뿐이다. 어떤 머리 스타일은 생각도 못하였다. 이발 종류는 상고머리와 빡빡머리 두가지이다. 좀 귀엽다 하는 학생만 상고머리이지 나는 항상 빡빡머리를 깍었었다. 기계로 미는 이발은 이때에도 머리가 아파 얼굴을 찡그리고 이발을 해야 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 우리 동네도 간판을 붙인 이발소가 생겼다. 그 간판은 “가보게 이발관”이다. 상호를 왜 그리하였는지 지금도 알지를 못한다. 당시에 시골 동네에서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없었다. 그래도 현대식으로 이발관을 개업했으니 동네 사람들이 그리로 모여 영업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았나 한다. 그래서 나가 달라고 그런 것인지? 이발 기술이 좋아 다른 사람들에게 권고해달라고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입사했다. 그래도 사무실로 출근하는데 단정하게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여 한 달에 얼마씩 주고 매일 출근길에 가보게이발관에서 머리를 매만지기로 하였다. 매일 아침 머리를 고대기로 납작 누르고 기름을 발랐다. 당시에 찍은 사진을 보면 머리 모양이 이상하다. 무슨 공작새 같기도 했다.

    군복무를 할 즈음에는 송창식의 “ 왜불러” 노래가 유행이었다. 예비군 훈련을 가면 복장 검사로 머리부터 깍는다는 이야기는 부대에서도 풍문으로 돌고 있었다. 재대 후 예비군 훈련장에 갈 때에는 이미 들은 지식도 있어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깍고 갔다. 훈련장에서 전 예비군을 집합 시키더니 한줄씩 일어나 머리 검사를 한다. 이발소에 갔다왔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예비군 대부분의 머리를 가위로 잘려 나간다.

   70년대 말 직장을 수원으로 옮겼다. 대도시라 그런지 이발소도 꽤 여러곳 있었다. 당시에도 이발소가 등급이 있었다. 머리만 잘라 주는가 하면 면도까지 하여 주는데도 있었고, 등과 팔 안마하여주고 손톱 잘라주고 귀 우벼주는 곳도 있었다. 겉멋이 들었는지 안마하는 곳도 찾았다. 당시에는 이발비가 그리 비싸지는 않았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자 퇴폐 이발소가 등장했다. 우리동네 반장 남편도 동네에서 이발관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곳도 퇴폐 이발관이라 했다. 어떠한 곳인지 궁금했는데 감히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직장을 퇴직한 요즈음 우리 동네에는 이발관이 드물다. 보이는 곳은 두 군데 뿐이다.
이발하는 남자들이 대부분 미용실을 찾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용실에서는 이발 후 면도를 안해준다. 머리를 깍고 면도를 해야 이발한 기분이 나는데 미용실은 나에게 맞지 않나보다. 그래서 지금까지 두 번 정도 갔었다. 이발소에 가면 젊은 사람들이 없다. 대부분 노인들이다. 아직 노인들 틈에 끼고 싶지는 않은데 방법이 없다. 오늘은 오십대 후반의 아줌마가 면도를 하여 주었다. 거울을 보니 더부룩하던 얼굴이 그래도 매끈하다.
이정도면 조카 예식장에 가도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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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몽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적 저도
이발할 때면 동네 아저씨 집에서
마당에 앉아 깎았습니다.

시몬이 선생님 글을 읽다보니
옛생각이 납니다.
추억을 살릴수 있는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광한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광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리칸이라고 하지요.이 바리칸이 소제를 하지 않아 녹이 슬면 머리카락이 뜯겨져 나갔지요.
이발소도 없고 싼 가격이니까 아파도 참아야했지요.추억을 생각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시몬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머리가 길어 다시
그 이발소를 찾았습니다.
칠십이 넘은 이발사는
친절히 가르쳐주셨습니다.
 바리깡(ぺりかん)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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