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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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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37회 작성일 25-04-10 11:41

본문

봄꿈 / 이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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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간 몸뚱이

열꽃 핀 얼굴로

아버지, 어머니와 이야기 나눴던

봄 감기에 일찍 잠든 밤



[디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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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무의(無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유병록의 '빨강'은 길어도 좋고, 이시향의 '봄꿈'은 짧아도 좋습니다.



빨강 / 유병록

 
  아무래도 나는 빨강이 되어 가는 중이다

  빨강을 만난 건 겨울이었거나 겨울이 아니었더라도, 그는 흰 눈 위에 떨어진 핏방울 혹은 얼음 속의 불……

  우리 잠시 스쳤을 뿐인데

  묻었나 봐
  꼭 여며 두었던 소매 끝이거나 긴 목도리의 한쪽에
  열꽃이 번지고

  나는
  사흘에 한 번 빨강을 앓고 하루에 한 번 그를 앓으며…… 빨강이 되어 간다

  빨강은 얼어붙은 불이었거나 불타는 얼음

  이미
  날은 어두워졌는데 얼음에는 관용의 기미가 없는데
 

  몇 켤레의 빨강 발자국이 지나간다 구름 위 어느 따뜻한 나라에서 실수로 떨어뜨린 사과처럼 몇 개의 붉은 지붕이 빛난다

  빨강은 죽어 간다는 증거
  그러나 아직은 살아 있다는 증거

  色에 빠지면 흑백의 세계로 돌아가지 못한다는데

  나는 붉어진다
  홍조를 띤 것처럼 빨강이 되어 간다 불타오를수록
  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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