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이요 뻥!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뻥이요 뻥!
뻥이요! 뻥,
늙수그레한 포수가 마을 놀이터 앞 이팝나무 밑에 전을 펴고
뻥! 뻥! 입 대포를 쏟아댄다 선전포고도 없이
장돌뱅이처럼 어제는 저기, 오늘은 여기 하루를 지운다
불을 댕겨 마수걸이를 기다리는 믹스커피가 안녕하니
한입 문 기계가 맴을 돌고
임계점에 다다른 아우성이 꽃망울로 벙근다
뻥이요! 외침 없는 외침이다
뻥 아닌 삶을 살았다
나는 F입니다 라는 꼬부랑 글씨의 겁박에 엎어 먹은
짧은 가방끈은 선택의 몫이 없었다
말똥한 미련은 후회의 고삐를 당겨 생이 뻥 같았다
산 입에 거미줄 칠 수 없어 지푸라기 잡듯 손 내민
뻥 아닌 뻥으로
욕심미련후회시름 달달 볶아
뻥하고 차 날려버리고 싶었으나 튀기고 튀겨내도 허했다
생은 말라 버석거렸고
젖은 발은 마를 새 없이 질척거렸으니
후회가 비집고 들어온 틈새로 가끔 한숨이 샜다
뻥은 뻥이라 고백할까요?
생은 한 편의 연극이라
뻥 아닌 것도 뻥이요, 뻥인 것도 뻥이니 뻥은 그저 뻥일 뿐
어제도 뻥뻥 오늘도 뻥뻥
시원합니다 막힌 데 없이
자, 뻥입니다 뭐든 들고 오세요
뻥이요!
이팝나무 꽃망울 펑펑 터져 꽃그늘 환한,
살다 보니 살아집디다
뻥처럼 하냥 웃음보 터트리지는 못해도
댓글목록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지난 모임 때 읽은 글 수정해서 올립니다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어우
오랜만에 오셨네요.
환영합니다.
지금 뻥튀기 먹다 이 시를 읽네요.
진짜로.ㅎ
좋은 글 자주 올려주세요.
임기정님의 댓글

장날이면 한 귀퉁이 차지하고
뻥튀기 기계 돌리는 소리
예전에는 뻥이요 하였지만
요즘에는 호루라기 불더군요
뻥이 뻥을 튀겨
뻥 뻥 뻥이요.
시 읽는 내내
저도 모르게 뻥 만 늘어나는 것 같네요
귀한 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