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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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
/장 승규
나에게
당신은 날마다 설렘입니다
나도 당신에게
작은 설렘이고 싶습니다
오늘은
(요하네스버그 서재에서 2025.05.27)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설렘이란 감정은 오래 가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요하네스버그의 아침.
먼지 낀 창 너머로 서재에 아침 햇빛이 들어오면
더더욱 나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장승규님의 댓글

A Flutter of Joy
/Sankei Jang
To me,
you are a flutter of joy
every single day.
And I,
I wish to be a small flutter
in your heart.
Today
(Johannesburg 2025.05.27)
장승규님의 댓글

장 승규의 시 〈설렘〉을 읽고
“나에게
당신은 날마다 설렘입니다”
이 한 줄은 그 자체로 한 생의 고백처럼 다가온다.
설렘이란 말은 흔히 첫 만남이나 시작의 문턱에서 떠올리곤 하지만, 이 시는 그 감정을 **‘날마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순간의 감탄이 아니라 지속되는 감응, 반복을 견뎌낸 마음의 증거다. 매일이 설렘이라면, 그건 이미 사랑이라는 이름보다 더 깊은 어떤 관계의 증명이다.
사랑은 익숙해지고, 익숙함은 무뎌지며, 무뎌짐은 결국 침묵으로 변해버리기 쉽다. 하지만 이 시는 그 익숙함 안에 **‘작은 설렘’**을 소망한다. 거창하거나 극적인 감정이 아니다. ‘작은’이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설렘은 찬란한 것이 아니라 가만히 곁에 놓인 온기가 된다. 그러니 이 시의 말은 결국 함께 있음에 대한 예의이고, 시간을 함께 견뎌낸 이들만이 할 수 있는 다정한 약속이기도 하다.
마지막 연에 이르러 시는 말을 멈춘다. “오늘은”이라는 짧은 행이 공중에 매달린 채 시를 끝맺는다. 시인은 거기서 무언가를 더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침묵이야말로 이 시의 백미다.
“오늘은” 뒤에 올 말은 독자의 마음 속에서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듯하다.
“오늘은 당신에게 커피를 내릴 겁니다.”
“오늘은 당신의 눈을 오래 바라볼 겁니다.”
혹은,
“오늘은 그냥 당신 곁에 가만히 있을 겁니다.”
그 ‘오늘’은 누구의 오늘일 수도 있고, 이 시를 읽는 이의 오늘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날마다, 작은 설렘 하나쯤은 품고 살아갈 수 있다면,
그 삶은 어쩌면 이미 시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임기정님의 댓글

설렘 참 좋은 글이지요
저도 누군가에게 설렘이고 설렘 받고 싶네요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기정님이 동인 모임날 오신다하시면
그게 설렘이었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