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죽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흰죽
이명윤
순하다는 말이 어떤 풍경을 품었는지 알 것 같아
서로의 몸을 부드럽게 핥아주는 초원을
강물에 퍼지는 무리의 살 냄새를
알 것 같아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는 얼굴이
온몸을 글썽글썽 만져주는 눈빛이
입술에 닿으면
나는 알 것 같아
순하다는 말이 지금 얼마나 먼 길을 돌아오는
중인지
나를 찾아서
내 몸의 냄새를 찾아서
-계간 『다층』 2020, 여름호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아무 것도 담지 않은 여백이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순하게 다가오는 맛과 느낌과 그리고 감촉과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담아내시는 글에서 이 시인님의 맑음과 그리고 여백의 미와 그리고 깊은 순수가 어우리진
맛을 음미합니다.
서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아프면 순한 맛을 좋아하게 되더군요, 고맙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외유내강, 상징적 인성을 가진 작가의 단면이 보입니다
늘 독자의 온몸을 글썽글성 만져주는 작품 앞에서 기가 죽고 맙니다^^
서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사실 세상 앞에 넘 약해서.. 어디 웅변학원이라도 다니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외곽부터 시작해.....내성으로 진입하는
글 솜씨와 삶에 대한 시선.....좋은 작품 보고 갑니다.
서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그리 읽어주시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