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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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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30회 작성일 19-09-05 23:27

본문

환지통

   

성영희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오후
모두들 그늘을 찾아서 숲으로 향하고 있는데
뜨거운 흙길 위에 반쯤 잘린
지렁이가 꿈틀거리고 있다.
깜짝 놀라 건너뛰고 뒤돌아 보니
그 모습이 환지통을 앓는 환자 같다.
없는 발목이 가려워 자꾸 발을 뒤척이는 것처럼
꿈틀거리는 모습이 필생을 건 사투다.
지렁이가 가고자 한 길이 분명 이 뜨거운
염천은 아니었을 텐데
살고자한 길에서 누구나 죽음을 맞는 일처럼
오후의 햇살이 맨몸으로 꿈틀댄다.
어디쯤 뚝 잘라버리고 왔을
반 토막이 간지러워 저렇게 꿈틀거리듯
누군가도 저의 일부를 흙속에 묻고
몇 달간은 가상의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그러다가 저 지렁이처럼 꿈틀 거리며
꺽꺽 울기도 한다고 한다.

비록 반쪽뿐인 몸일지라도
나뭇가지에 얹어 숲으로 옮겨줄걸
펄쩍 건너뛰고 돌아선 발걸음이 가려운걸 보면
내 발목에도 환지통이 찾아온 것 같다.
그 흔한 털 한 올 없는 미물이지만
사람들은 저 징그러운 몸 하나로
토양의 성질을 가늠하기도 하니
숲 저 건너편은 아마도 환형동물들의
그늘진 역사일지도 모른다.


시와소금 2019 가을호
추천0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환지통 잘 읽었습니다
가끔 바닥을 보면 지렁이를 볼수있는데
환지통  울림에
자세히 보아야 겠습니다
행여나 저도 좋은시 끄집어 낼 수 잇을지 몰라
성영희 시인님 팬 다녀갑니다

김용두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족을 잃고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멋지게 환지통을 앓는 것으로 표현하셨네요^^

후회의 마음 또한 멋지게 환지통,,,,,
잘 감상하였습니다. 성영희 시인님^^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 졸편 중에도 같은 사유의
한 편이 있는데
제목이 남기는 울림이 좋습니다.
우리 씩씩해져서 이가을
추억 하 편 엮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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