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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크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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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윤석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27회 작성일 20-04-08 05:06

본문

타워 크레인

 

  윤석호

1

공사장에 허수아비 서 있다

철근과 콘크리트를 섞어

빌딩 하나 키우고 있다

쉴 새 없이 줄을 감아올리지만

보잘것없는 먹이는 배고픔만 키워 놓는다

해가 기울고, 작업자도 허기에 지쳐 흩어진다

젖을 물려 애를 재우듯

어둠을 물려 지친 공사장을 재운다

담을 데가 없어 고독조차 머물 수 없는 밤

등을 숙이고 팔 한번 편히 내리지 못한다

허수아비에게는 관절이 없다

 

2

도시 한복판 욕망의 낚시터

땅 껍질부터 벗겨내고

콘크리트 심지를 두들겨 박아 잠을 깨운다

꿈의 높이만큼 망루를 세우고

수평의 평정심으로 낚싯대를 펼친다

한번 시작되면 멈추지 못하는 집착

땅속 거대한 철근 콘크리트가

이제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낚시꾼이 물고기를 낚았다는 말은 모르고 하는 소리다

바다가 물고기 몇 마리로 낚시꾼을 낚은 것이다

 

3

숲을 쓰러트리고 나무를 토막 낸 공사장에서

빌딩들이 자라고 있다

불안했던지 빌딩마다 쇠 십자가 한 개씩 세워놓았다

숲을 위로하소서

그 숲의 토막 난 나무를 위로 하소서

나무를 토막 낸 경솔함을 용서하시고

그 위에 자라나는 빌딩 또한 용서하시며

다만 몰려올 사람들을 축복하소서

십자가의 기도가 흙먼지처럼 내려앉는다

숲이 사라진 곳에 사각의 봉분들이 자라고 있다

 

웹진 『시인광장』 2020 4월호

추천1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장하고도 단단한  한 편의 시,를 읽습니다.
미국 상황은 많이 안좋다 들었습니다. 모쪼록
건강 유의하시고 좋은 시 많이 쓰시길 바랍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빌딩을 쌓아가는 타워크레인의 모습을 깊이 있게 묘사하셨습니다.
사각의 봉분을 쌓아가는!!!!! 압권입니다.
힘들고 어지러운 미국 땅에서의 두려움과 아픔 잘 이기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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