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라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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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라도 절실하다
최정신
마르고 닳도록 부려먹은 창
여닫은 수를 셀 수 있을까
방치해 나달해 진 그에게
가짜라도 추겨 속임수를 쓰려 한다
공짜로 얻었으니 중한 줄 모르고
함부로 내지른 성질머리 달랜다 쓰고
오지랖이 만 평지기여
남의 설움도 내 것인 양 펑펑 쓰고
각박한 세상사 질문에 무슨 답도 못 주는 미생이
알고 싶은 거 많아 기웃거리며 퍼 쓰고
배냇병처럼 불면을 끼고 살다 보니
어둠을 표백한다고 쓰고
한술 밥도 못 되는 시 쓴다고
쓰고, 쓰고, 쓰고 거덜이 났다
동냥해온 가짜눈물이 주르륵
이러다 어느 날 신파의 주인공이 되는 건 아닐지
뜬금없이 닝겔이 생각난다
누가 알겠어, 수액이 온몸을 돌아 진짜라도 될지
내 생이 슬픔에 젖는 건 싫지만
건조해진 창이 까끌 거리는 동안 마음 창은 활짝 열어 준 그가 고맙다
오늘은 가까운 들녘이라도 데려가
풋 물이나 실컷 먹일까 한다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드디어 여름이 본격 개업을했네요
25일 선유도에서 풋 물 드시면 올 여름 시원하게 나실 겁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그러하겠지요
싱그럽고 상쾌하다는게 별거있습니까
잠시 잠깐이라도 초록이 동색이하고
쎄쎄쎄 한다면 그 것이야 말로
올 여름 더위는 끝이여~~~
그쵸 최정신 운영위원회 회장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특히 여름을 괴로워하는
울 임시인...선유도에서 상큼한
공기 빵빵 ㅎ
장남제님의 댓글

짝퉁은 왜 찾으셔?
남제 갖다 쓰세요.ㅎ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다 진짜 갖다 쓰면 우짤라고...
그래도 지금이 좋아요.
마음을 내려 놓을 수 있어서...
서피랑님의 댓글

최시인님은 진짜입니다.
자신을 가짜라 말하는 진짜.
이종원님의 댓글

뒤늦게 풋물들고 와서 읽게 되었습니다.
진짜 가짜가 아닌 마음은 어느덧 진짜로 변하여 다가섭니다.
절실함으로 받은 마음은 진짜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