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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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약
땡볕에서 가을운동회가 한창,
청군 백군이 구름과 하늘이다
분리된 조화, 부모들도 나란히 나란히
줄다리기 한다, 처음으로 청군
난, 내 색이 다 발하기 전에
저곳에 섞일 수 있을까?
눈들은 다 어둠을 먹고 자란다고
믿는 어린애가
야단법석을 두드린다 잠시 색약이 된다
적 녹을 구별 못하는 제자의
붉어진 동공을 꺼내 닦아주고 싶은 날에는
모두가 색약이었으면 하는
공익광고가 뜬다
난 내 색이 다 발하기 전에
안경을 꺼내 쓴다
붉은 안경이
세상을 초록 초록이라 부르고 있다
백군이 둥둥 떠다니는,
운동장이 온통 파랗다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참으로 오랜만에 뵈네요.
색약 잘 읽었습니다.
박커스님의 댓글의 댓글

네, 임시인님.^^
고현로2님의 댓글

저도 오랜만에 꾸벅입니다^^
건강하세요~~
박커스님의 댓글의 댓글

고맙습니다.^^고시인님.
최정신님의 댓글

시에서 미술가의 관조가 읽힙니다
박시인만이 사유할 수 있는 색감...
가을하늘에서 청군과 백군의 운동회를 상상한 멋진시에
시인의 상상은 어디까지일까?
제자의 아픔까지 살뜰함에 머물었습니다. 감사^^
박커스님의 댓글의 댓글

많이뵙고 싶은 최선생님, 늘 건강하시고
모임 때 찾아뵐게요.^^
김용두님의 댓글

연과 연 사이의 침묵이 깊습니다.^^
화자의 진중함과 묵직함을 느끼게 합니다.
또한 색약의 다의적 의미가 시를 맛깔스럽게 합니다.
언젠가 우리 모두 색약이 될 날이 오겠죠?
좋은 시 감사드리며 늘 건필하소서^^
박커스님의 댓글의 댓글

필승! 좀 더 열심히 살겠습니당.^^
행복 가득하시구요.
이종원님의 댓글

박시인님!!! 오랫만입니다. 목소리가 더 빛나는 것 같습니다.
좋은 목소리, 좋은 시, 탁월한 노래, 빛나는 기타소리, 다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박커스님의 댓글의 댓글

부끄럽습니다.^^
기가 다 빠져서,,노래도 못 불러유~
감사합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그림을 그리는 시인의 눈에는 가을도 색으로 먼저 다가서는 것같습니다
적 녹을 구별하지 못하는 제자를 향한 마음이 깊습니다
색약인가요 은행나무 잎들이 노랗게 변하고 있네요
모임때 김부회 시인께서 기타를 들고 오신다니
노래도 기대하겠습니다
박커스님의 댓글

색약 안경을 판다고 하니 신선합니다.^^
세상 참, 시집 진심으로 추카드립니다 허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