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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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새
터어키 오지 마을엔 사람은 없고
새들만 산다
이산 저산 휘파람 소리
가슴까지 초록으로 물들이는 언어
말 같은 것은 가시가 돋쳐 함부로 찔린다고
굵은 밧줄 묶이기 십상이라고
아이부터 수염이 치렁치렁한 노인까지
혀를 말아 올려 입술을 부르르 떨거나 두 손 가락을
입에 넣고 휘파람을 분다
병남이는 아가씨만 지나가면 영락없이 휘파람을 불어댔다
말은 산등성이보다 무겁다고
가지에서 가지를 넘나드는 새처럼 불었다
날개와 꽁지를 퍼덕거리며 온몸으로 노래하는 새
한 번 더 듣고 싶은 앵콜송
구차한 말은 설산에 묻어버린 채
새가 된 사람들
태초 우주엔 새들의 음표만 있었을 것이다
휘파람에 멧돼지의 송곳니 독수리의 발톱과 코뿔소의 뿔이 솟아
성난 언어가 된
자정 넘어 사내가 휘파람을 불며
별들이 가난처럼 반짝거리는 십정동 골목으로 들어간다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저도 예전에 휘파람좀 불었습니다
그런데 목 수술하고 휘는 잘 되는데
바람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휙~~~~~~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휘파람 좀 부셨군요
반갑습니다 인간미 넘치시는 임시인님
휙휙 휘파람을 불며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활연님의 댓글

언술이 휘,감아 부는 바람처럼 경쾌합니다.
'사람이야말로 절경이다. 그래,
절경만이 우선 시가 된다.
시, 혹은 시를 쓴다는 것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결국
사람 구경일 것이다' 문인수 시인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툭툭 가볍게 가볍게 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늘 필력이 딸려 애를 먹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갈수룩 시 쓰기가 어렵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네 저는 사람 냄새를 좋아하지요
저마다 풍기는 독특한 개성말입니다
항상 감사한 활연님
고맙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활연님 댓글에 동감의 한 표 찍습니다~
좋은 시 자주 올려주세요
김선근님의 댓글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허영숙 시인님
이번 행사때 뵈어 참 좋았습니다
수고 덕분에 행사가 성공적으로 잘 되었습니다
알갰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