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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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햇살이 강아지 밥그릇 곰실거리면
이모는 마당 행간에 채송화씨 뿌렸습니다
빨래터까지 실금실금 뿌렸는데
바람 불 때마다 아낙들 가슴에 꽃이 피었지요
온 방이 꽃 천지였는데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
뜬금없이 앉은뱅이 밥상엔 풋능금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불혹에 이모부 저승길 갈 때도
아득한 수평선을 끌어다 재빨리 쪽빛 꽃밭을 만들었지요
아들도 몰라보는 어머니 무릎에 누워있습니다
언니는 토닥토닥 최면을 걸고
열일곱 처녀 마늘밭 지나
소달구지 발자국 찍힌 갯골을 지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뒷동산 한 바구니 진달래꽃 따러 다니는 가 봅니다
그러지 않고야 저토록 홍안일 수야 없지요
꽃들이 기립 박수를 치는 저승길 가고 싶다던
배냇짓 방긋거리는 것이
채송화 꽃보다 붉은
한참 저승꽃씨 뿌리는 가 봅니다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화사한 꽃길 거닐어보는
오월이네요..
저승꽃씨 뿌리는 오늘이
꽃과 오늘이 아프네요..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네 최고의 계절 오월입니다
이 화사한 계절에 마음껏 꽃길을 걸어보시길
나도 꽃이 되어,,,,,,
갑장님 감사합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봄의 꽃길로 읽다............
저승꽃씨라는 말에.....................
삶과 죽음의 한 치 사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언젠가는 모두.....
잘 감상하고 갑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오랜만입니다 김부회 시인님
ㅎㅎ 그러셨나요
이모님이 먼저 저승길갔지요
치매끼가 있는 어머니는 지금도 동생을
그토록 그리워하지요
감사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이 봄 건강하시길^^
김선근님의 댓글

넵 반갑습니다
5월 멋지게 보내소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