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 먹으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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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먹으러 가자는 말
이 명 윤
내 마음의 강가에 펄펄,
쓸쓸한 눈이 내린다는 말이다
유년의 강물냄새에 흠뻑 젖고 싶다는 말이다
곱게 뻗은 국수도 아니고
구성진 웨이브의 라면도 아닌
수제비 먹으러 가자는 말
나 오늘, 원초적이고 싶다는 말이다
너덜너덜 해지고 싶다는 뜻이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도시의 메뉴들
오늘만은 입맛의 진화를 멈추고
강가에 서고 싶다는 말이다
어디선가 날아와
귓가를 스치고
내 유년의 처마 끝에 다소곳이 앉는 말
엉겁결에 튀어나온
수제비 먹으러 가자는 말
뇌리 속에 잊혀져가는 어머니의 손맛을
내 몸이 스스로 기억해 낸 말이다
나 오늘, 속살까지 뜨거워지고 싶다는 뜻이다
오늘은 그냥, 수제비 어때,
입맛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당신, 오늘 외롭다는 말이다
진짜 배고프다는 뜻이다.
*리얼리스트* (2010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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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두려운 나날입니다.
언젠가부터 일상은 제가 감당하기 버거운 상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외면할 수 없는 상대입니다.
다시 글을 쓰면 솔직히
하루하루, 일상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하고
소홀하거나 외면하거나
비껴가려 할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섭니다.
그래서 자꾸만 조심스럽지만..
오늘은 마음 가는대로 왔습니다.
마음이 배고플 때 또 찾겠습니다.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소란스럽지 않게 가만히 내려 놓은 말,
"수제비 먹으러 가자는 말"
그립다거나, 외롭다는 호들갑이 무슨 필요겠어요
마음에 안부 감사해요.
이명윤님의 댓글의 댓글

모처럼 와도 언제나 힘이 되어 주셔서
저 역시 감사합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오늘같이 바람이 불고
비 내리는 날이면
수제비 감자 썬 수제비
먹고 싶네요.
이명윤 시인 저도 시답지 않은 시
쓰고 있는데 엄살은
일단 이명윤시인 시
만나니 무진장 반가워요
자주 봐요 약속
이명윤님의 댓글의 댓글

네, 산적형님~
金富會님의 댓글

일상은 일상으로...담담하게..바라보고
부딪히고...그러다...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아닐까 싶네요.
진짜 배고프다는 말이다. 라는 결구가...
아릿하게 느껴집니다.
반갑네요....자주 뵈면...좋은데...
잘 감상하고 갑니다.
이명윤님의 댓글의 댓글

언제나 열정으로 동인의 활력이 되고 계신것 같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프리드리히님의 댓글

반갑네
허영숙님의 댓글

반가워요. 이명윤 시인~
마음이 가서 왔다는 말, 따스하네요
자주 뵐 수 있기를~~~~
이명윤님의 댓글의 댓글

노력하겠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잘 지내시죠... 이렇게 뵈니
또 새삼 너무 반갑습니다.
자주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