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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남산어귀를 방황했던 새벽은
오전 내내 비가 그친 후 에도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란 벽에 쾌쾌히 쌓인 엄마는
떼어도 떼어지지 않고
하루를 둘로 나누면 음복 하나만으로도
시장기를 달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들길을 돌며 흘리고 간 사람들의 긴 시간의 파편들이
쏟아지는 햇살을 피해 후드득 후드득 하산을 하고
북으로 기어들어가는 먼 인기척은 아직도 등반 중,
직립의 의미가 잠시 멈춰 먼 곳 바라보기라면
난 엄마 바라보기, 오늘만큼은 밤이 오지 않기를 빌며
두려움은 서서 맞아라
산꼭대기에서 허우적대는 새벽을 끌어내리고 가라앉은 체온에
온기를 불어넣는 저 먼 곳의 흔들림,
동이 터서야
향내에 발기했던 동공을 내려놓습니다
댓글목록
김용두님의 댓글

기일의 애잔함이 잘 묻어 나옵니다.^^
어머니의 심정과 지켜보는 아들의 마음까지도 공감할 수 있네요.
그리고 좋은 표현들 읽고 갑니다.
하루 종일 남산어귀를 방황했던 새벽은 /
직립의 의미가 잠시 멈춰 먼 곳 바라보기라면/
난 엄마 바라보기, 오늘만큼은 밤이 오지 않기를 빌며/
두려움은 서서 맞아라/
건안하시고 늘 좋은 날 되십시오^^
박커스님의 댓글의 댓글

날이 무덥습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이종원님의 댓글

모처럼 박 시인님의 향기나는 글을 대하니 가슴도 시렵고 콧등도 시렵고 그리고 단어의 織에 감미로움까지 느낍니다
역시!!! 하는 감탄사 놓고 갑니다.
언제 함 뵈야할텐데....시간을 내놓기가 쉽지는 않네요. 휴~~~~
건강하시길요...
박커스님의 댓글의 댓글

보고시퍼유~~^^
임기정님의 댓글

오랫만에 글 보니 좋은데요
지주 자주 봐요
박커스님의 댓글의 댓글

못생긴 글입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벌써 아버님 기을을 지내셨군요
모든게 후퇴하는데 세월만 앞서 내 달립니다
/북으로 기어들어가는 먼 인기척은 아직도 등반 중,/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 한자락 담습니다^^
박커스님의 댓글의 댓글

며칠 더 남았는데,,엄마가 분주합니다. 어린 애처럼^^
허영숙님의 댓글

아버지라는 벽에 쌓인 엄마
어머니는 무늬가 되어 그렇게 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시지만
앞으로 슬픈 그리움이 많을 듯 합니다
박커스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허시인님.^^
고현로님의 댓글

저도 내일은 가슴 아프고 '떼어도 떼어지지 않'는 기일을 맞이하는데요.
근엄한 추모를 방해하지 않으려 조심스레 다녀갑니다.
향필하세요...
박커스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고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