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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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그늘
꽃은
나무가 애지중지 키운 자식들
인간의 아이가 그렇듯
꽃은 져서 어미의 품을 떠나려 하고
바람이라도 세차게 불 것 같으면
어미는 노심초사 아이를 꼭 붙들지만
무심한 아이는
어미의 손을 놓아 버리고
그러면 실성한 어미는
한 며칠 정신줄 놓아 버렸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한 몰골로
남은 자식들 돌보기에 여념이 없고
빛 좋은 날에는
분 냄새 풀풀 풍기며 예쁘게 치장하고
주렁주렁 매달린 자식들 자랑하지만
인간의 어미처럼
속 빈 체로 허허로이 서 있고
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세상 모든 것에는 그늘이 있습니다.
그 그늘의 내력을............
들여다 보는 것이 나를 되돌아보는 일......
잘 감상하고 갑니다.
김용두님의 댓글

늘 졸시를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시인 님의 혜안이 부럽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쓴 의도를 잘 아시는지,,,,
시인, 수필가, 평론가로써 더욱 번창하시길 기도드립니다.^^
박용님의 댓글

잡고 놓는 것의 관계가 삶의 장력이라면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기억, 애착 ,망각을 통해
생존은 진화 또는 퇴행을 거듭하는 것.
보내고 비우면서 자기 정체성을 되찾아가는
인간의 속성을 한편의 시 안에서 읽어 봅니다.
김용두시인님, 잘 계시지요.
최정신님의 댓글

꽃그늘과 어머니의 병치가 조화롭습니다
꽃의 절정은 나무 입장에선 자식의 성공을 보는 흐뭇함이겠지요
너무 오래 된 얼굴 잊히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