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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을 순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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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185회 작성일 15-10-22 17:19

본문

칠월을 순지르다

 

  

열대성 고기압이 아지랑이 도는 콩밭. 아무리 순을 쳐내도 쑥쑥 자라는 한낮의 더위처럼 웃자란 칠월이 콩밭을 에워싸고 있다.

 

칠월은 일 년 중 가장 빠른 달

 

잘려나간 것들은 금세 시들지만 남아있는 것들은 햇살을 묻혀 부지런히 열매를 수습한다. 키가 낮아진 고랑 꼬투리 안에서 말똥말똥 영그는 콩은 아직 철을 몰라서 철없는 눈.

 

나는 푸른 잎겨드랑이에서 총상화서(總狀花序)로 피었던 나비. 저 작은 방안에서 옹기종기 칠월을 자랐고 새까만 콩알처럼 뛰쳐나갈 때만 기다렸었다. 자를수록 웃자라던 내 칠월은 엄마의 가을을 송두리째 뽑고 날아난 바람 쓰러진 계절, 꽃이 피기도 전에 도복(倒伏)할까 두려웠던 엄마는 아플 줄 알면서도 웃자라는 내 순을 조심스럽게 잘라주고 지지대를 세웠다.

 

찌는 콩밭 고랑에서 잘린 채 숨죽이는 어린 순들을 보면 꽃눈으로 깜박인 풋 시절이 아슴하다.

 

웃자란 순을 지르고 나니 한결 가지런해진 칠윌의 텃밭처럼 매미소리 베개 삼아 더위를 순지르는 늙은 엄마의 짧은 오수가 목하, 가지런하다.

 

 

 

2015 농어촌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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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야무진 작품...
농어촌 문학상.....전국에서 내노라 하는 문사들...물경 1,570 여편의 시 중.....당선된 작품...
여기서 봅니다.
늙은 엄마의 오수.......
좋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의 뼈대가 탄탄한 좋은 시 한 편 읽습니다
상 받은 것 다시 한 번 축하드리구요
또 좋은 사람을 만나서 더 기쁜 모임이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뵙기를 ^^

박해옥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해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심사위원들의 내공이 보입니다

참 좋은 글이네요
성영희시인님 이번에 만나서 반가웠어요^^*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낭독의 낭랑한 목소리가 숨죽이게 만들던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심혈을 기울여 직조하신 좋은 시 한편이 수상의 기쁨까지 가져다 주었네요..
동인으로 같이 나눈 시간과 마음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인디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인디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시가 좋습니다 순지르다...옥의 티라면 도복, 오수, 목하 바꿀 수 있다면 이 시가 참참참 좋은 시가 되리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동인도 아닌데 댓글 달았으니 누가 된다면 삭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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