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소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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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소항
포구는 어디인가, 그 질문 너머에
곰소항이 보인다
소금창고의 낡은 지붕 마저 소금이 되고 있는 곳
땡볕에 죽은 바닷물이
단단한 결정으로 다시 사는 또 하나의 생멸이
여기 있다
이름도 곰삭은 항구
남자들은 성실한 납세자처럼
아침마다 그물을 풀고
새가 먼저 작업하고 간 발자국을 따라가며
여자들은 하루를 캔다
블순물을 빼내버린 유순하고 고요한 얼굴
또 다른 염전이 몸 안에 있다
안쪽을 들여다볼수록 더 잘 삭은 곰소
가난하고 외로운 이름 몇 개만 챙겨
곰소의 풍경으로 숨고 싶다
어느새 만조다
포구의 하루가 완성되는 시간이다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곰소항 짠내가 물신 그리워지는...
24년, 열암곡 마애불 문학작품 공모전 소설
"대상"허영숙, 시조새가 아마 평소 짠내나는
시습작이 아닐런지요^^☆
임기정님의 댓글

역시
역시나 간이 딱 맞는 시 잘 읽었습니다
시면 시
소설이면 소설
참말로 부럽습니다
장승규님의 댓글

가난하고 외로운 이름 몇 개만 챙겨
숨으신다는데
왜?
꼭 나를 챙겨가실 것 같을까요.ㅎ
성영희님의 댓글

곰소항에 가도
경주에 남산에 가도 젤 먼저 생각날 이름,허영숙!!!
거듭거듭 축하하며 소설가로 시인으로 계속 정진하시길 응원합니다.
제어창님의 댓글

곰소항의 풍경을 시인의 눈으로 멋지게 낚으셨네요
저도 기회가 되면 꼭 가 보고 싶네요
염전도 구경하고 젓갈도 사 오고...
김용두님의 댓글

곰소항...
생각만 해도 멋지네요.
깨끗하고 투명한,
마치 천상의 세계로 멋지게 읽힙니다.
좋은 시 감사드리며
축하, 또 축하드립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단단한 결정으로 다시 사는 또 하나의 생멸이
여기 있다
이름도 곰삭은 항구
절묘한 행갈이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