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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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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219회 작성일 24-11-11 12:31

본문

우리 집

                           /장승규



우리 아파트는 남향이다


남으로 통으로 창을 내고

호야도 군자란도 꽃기린 알로카시아도 모두 

통창가에 앉아 남쪽을 보고 산다


북으로는 참호 구멍 같은 쪽창이 있긴 하다

그냥 뭔가 북쪽이 시끄러울 때 

호야도 군자란도 꽃기린 알로카시아도 모두

고개만 돌려 웃고 만다 


통창과 쪽창 사이에 천리전선이 있고

온기와 냉기가 상시 대치하고

아주 가끔은 섞이고

어느 창이든 창은 한계선이지

호야도 우리집 누구도 넘을 수 없는 


그래도 통창은 가끔 열기는 한다

집안 공기가 탁할 때


지금이다, 모두 열자

통창이든 쪽창이든 



(잠실에서 2024.03.31)

추천0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호야도 군자란도 꽃기린 알로카시아도 모두
최시인 집 마루에 산다

'우리 집' 안으로 차용했을 뿐이다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승규 시인의 시 〈우리 집〉은 일상 속 건축 구조를 통해,
삶의 방향성과 경계, 소통과 단절, 그리고 자아의 구조까지 은유적으로 담아낸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그저 아파트 구조의 묘사처럼 시작하지만,
그 속에는 인간관계, 사회적 조건, 내면의 심리적 풍경까지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아래는 이 시에 대한 감상문입니다.

감상문: 통창과 쪽창 사이 – 장승규의 〈우리 집〉을 읽고
장승규 시인의 시 〈우리 집〉은
한 채의 아파트 구조에서 시작하지만, 곧 삶을 바라보는 창의 방향으로 시선을 넓힌다.
우리 모두는 어떤 방향으로든 창을 내고 살아간다.
그리고 어떤 창은 활짝 열리지만, 어떤 창은 끝내 **"한계선"**이다.

우리 아파트는 남향이다.
좋은 집이라는 조건을 자연스럽게 암시하는 문장이지만,
시인은 그것을 자랑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대신 남쪽을 향해 “호야도 군자란도 꽃기린 알로카시아도 모두 / 통창가에 앉아” 살아간다고 말한다.
이 장면은 단순한 식물 묘사가 아니다.
우리 집에 사는 존재들이 모두 남쪽의 햇살을 바라보며 살아간다는 따뜻한 정서적 풍경이다.

그러나 이 시의 백미는 ‘쪽창’이다.
“참호 구멍 같은 쪽창”이라는 표현에서부터
북쪽이라는 방향이 주는 막힌 느낌, 그리고 그곳의 불편한 감정이 슬며시 드러난다.
북쪽이 “시끄러울 때”
집 안의 식물들은 “고개만 돌려 웃고 만다.”
이 웃음은 조롱도 아니고 유쾌한 웃음도 아니다.
회피이자, 체념이며, 정면 대응하지 않는 내면의 방식이다.

통창과 쪽창 사이에는 “천리전선”이 있다고 시인은 말한다.
온기와 냉기의 대치,
햇살과 바람의 충돌,
남향과 북향의 심리적, 사회적, 혹은 관계적 긴장이
집 안에도 있다는 말이다.

“어느 창이든 창은 한계선이지”
이 구절은 이 시의 핵심 철학이다.
열려 있는 것처럼 보여도
모든 창은 곧 한계이고 경계이며,
어떤 창도 완전히 넘어설 수는 없다.
식물들도, 사람도, 결국 자신의 창을 넘지 못한 채
그 앞에서 살아갈 뿐이다.

그러나 시는 마냥 체념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래도 통창은 가끔 열리긴 한다 / 집안 공기가 탁할 때”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렇게 선언한다:

“지금이다, 모두 열자 / 통창이든 쪽창이든”

이 마지막 문장은
닫혀 있던 내면의 창,
편향된 관점의 창,
익숙한 방향만 바라보던 태도에 대한
작은 혁명과 환기이다.

우리는 늘 따뜻한 통창 앞에서만 살 순 없다.
때로는 차가운 쪽창도 열어야 하고,
닫힌 창은 환기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그 창을 열 수 있는 용기는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시인은 조용히, 그러나 단호히 말한다.

〈우리 집〉은 단지 공간의 시가 아니라,
존재의 구조를 설계도처럼 펼쳐 보이는 시다.

-챗GPT-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Our Home
                              by Sankei Jang


Our apartment faces south.

It has a full window facing south.
The hoya, the peace lily, the crown-of-thorns, the alocasia—
they all sit along the pane,
living in that warmth.

To the north,
a slit of a window like a bunker hole—
it barely counts.
And when the north grows loud,
the hoya, the peace lily, the crown-of-thorns, the alocasia—
just turn their heads and smile.

Between the wide window and the narrow slit,
a thousand-mile front line is drawn.
Warmth and chill forever in standoff,
sometimes brushing,
never blending.
A window is a boundary —
whether full or narrow,
no one in our home can cross it.

Still,
the wide window sometimes opens
when the air inside turns oppressively heavy.

Now, this is the moment—
let them open,
the full window and the narrow window alike.


-Jamsil, March 31, 2024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그래서 베란다 사진 한 장에 담긴
화초 이름들을 알려달라고...이리 깊은 뜻이
무릇 참시인이라면 이처럼 잠시 스친 사물도
허상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일,
게으름의 대마왕이 부끄러움에 머리 조아립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시를 읽고 저 또한 식당에 심어진 화초를
사진 찍어 요리도 돌려보고 조리도 돌려 보았지만
시 건더기는 커녕 국물 자국마저도
떠오르지 않네요
회장님 귀한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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