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라, 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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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라, 아담
최정신
아담은 달리는 등에
총을 피하지 못한 고작 여덟 살
서안지구가 놀이터였다는
사소한 일상으로 숨을 탈취당하다니
마른 빵 부스러기로 허기를 달래
미지를 향한 꿈을 꾸는 예비자였을
태초에 땅의 경계는 어떤 근원이 명분이었을까
인본이 부정당하는 난세를 무엇이라
설명하고 이해해야 하는지
어떤 그럴듯한 종교적 논리나 이념이 가슴과
머리에 꽂힌 총알을 당위성으로 변명할 수 있겠는가
슬픔을 고발하는 문자 몇 줄 먼 나라 뉴스
한 페이지 남겨지고 시간은 지우개가 될 것이므로
아픔의 무게는 몇 번 봄꽃이 져야
가벼워 질 수 있을지
늑대의 자유는 사슴의 최후라니, 옳고 그름에
명제도 답도 알 수 없으나 동급의 종족 호모사피엔스
그 이유만으로 마지막 자존은 평화로 남겨지길
*24년 5월 3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 출처)
23년 11월 29일 팔레스타인 서부지역에서 일어난 사건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태초에 땅의 경계는 어떤 근원이 명분이었을까
그렇네요.
강도 바다도 아니고
피를 나눈 종족도 아니고
성영희님의 댓글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수 없는 어린 생명의 희생이 안타까워요...
임기정님의 댓글

한참 어리광부릴 나이 인데
시 읽는내내 마음이 아프네요
평화가 빨리 찾아 와야 하는데
제어창님의 댓글

아담은 너무도 순진해서 죽어가면서도 억울하다는 생각조차 못 했을 것 같습니다
때가 묻지 않은 아담은 때 묻은 총알의 의미도 모른 채 죽어갔을 테니까요
천국이 있다면 아담이 꼭 그곳에 가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우리가
가자의 아담, 남수단의 톤즈, 우크라이나의 벨란스키....
세 어린이의 목숨이
미국의 '마이클'이나 '톰'의 손가락 상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