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할아버지가 현에게 1. 3--'삶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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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현에게 1.3
/장승규
지난번 1.2 '약속'에 대한 이야기에 이은 이야기이다.
1.3 '삶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
현아!
세상 사람들이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 알고 사는가 싶어도
아니다
세상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엇이든 처음과 끝이 있다.
그 처음과 끝을 하나의 전체로 미리 볼 수 있다면, 왜 사는지는 몰라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알 수 있단다.
그 삶의 처음과 끝을 하나의 전체로 보는 방법이
'Life Plan'이다.
할아버지는 진주고 2 때
위에 '왜?' '어떻게?'에 의문을 갖게 되었는데, 아무도 모르더라.
이훈이란 친구랑 칠암교회 목사도 만났고
최청균이란 친구와 천전성당 신부도 만났고
진주성 안에 있는 어느 절에 주지스님도 만났다.
뭐라고들 하는데, 와닿는 게 하나 없더라.
모두 아는 척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계획이라도 갖고 살자 해서 인생계획을 세우고 학교에 갔다.
며칠을 그 일로 빼먹었거든.
처음 계획은 엉성했다. 모눈종이에 그렸지.
맨 위 가로줄에 연도를 넣고, 그 아래줄엔 나이를 넣고
세로줄엔
대학: 서울대
돈: 액수가 기억이 안 난다(이자로 먹고 살만큼이었다. 1968년 그 당시 은행예금이자가 월 2%였다)
...: (기억에 없다)
결혼: 연도가 생각 안 난다
자식: 하나
처음은 이 정도였던 것 같다.
물론 대학을 실패했던 것처럼 계획이 틀릴 때도 있었다.
그 이후 15년 단위로: 30세 45세 60세
그 이후 10년 단위로: 70세
그 이후 5년 단위로: 75세 80세 85세 95세
95세, 이게 할아버지 삶의 계획의 끝 해란다. 2047년이지
가로줄에 위 단위로 연도가 적혀 있고, 그 아래 나이
세로줄은 할머니가 첨가되어 지금도 들어있고. 작은아버지가 첨가되었다가 결혼하면서 빠졌지
그 아래는 크게 둘로 나뉘는데
수입 세부항목
지출 세부항목
이 항목별로 가로줄을 몇 살까지 얼마로 정할까? 계획이니 네 마음대로이다.
너도 해봐라. 참 곤란하다.
예를 들어
수입 중에 사업소득을 몇 살까지 얼마로 할지
지출 중에 골프를 몇 살까지 얼마로 할지
이렇게 계획을 짜다보면,
1. 이 세상 모든 일이 끝이 있다는 걸 미리 실감하게 되고
2. 이 세상 모든 일은 반드시 해야 할 때가 있다는 걸 미리 알게 되고
3. 오늘 하루의 의미를 진정 깨닫게 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알게 된단다.
할아버지는 그 이후 매 2년마다 1월 1일에 아직도 수정을 한다
현아!
이런 계획을 짜보고, '지금 네가 무엇을 할 때인지'
확실히 알기를 바란다
할아버지는
현아가 반드시 성공하리라 믿는다
-계속-
(잠실에서 2024.04.24)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저 역시 현아가 반드시 성공하리라 생각합니다
한 편으로는 현아가 부럽다는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현아에게 쓴 편지 잘 읽었습니다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기정님!
개인편지를 여기 올렸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제어창님의 댓글

돈도 건강도 행복도 습관을 어떻게 들이느냐에 따라 달라 지는 것 같습니다
계획하는 습관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습관이 몸에 밴다면 현아는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겠지요
든든한 할아버지의 지원도 있으니까 더욱 그렇게 될 확률이 높겠지요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매월 7일 보내기로 한 체중영상을(다음회: 7/7)
약속보다 일찍 6/15일 아침에 보냈네요.
자랑하고 싶다고.ㅎ
4/22일 160.9kg---프로그램 시작
6/07일 153.2kg
6/15일 147.5kg
140kg대 되면 준다고
약속한 상금을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겠네요
무의(無疑)님의 댓글

쌓여 있는 문서를 파쇄하는데 5만 원을 주겠다는 꼬임에 빠져
제 사무실에 온 막내딸 '무의'가
"아빠는 전형적인 꼰대야"
라고 했습니다.
시간별, 일별, 주별, 월별
할 일과 한 일이 빼곡한 엑셀 문서를 보고요.
사실 계획이 중요한 게 아니겠지요.
자기를 통제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이겠지요.
할아버지의 뜻이 고스란히 '현'이에게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무의님, 감사합니다.
자기통제 맞네요.
Life Plan은
해야할 일이란 개념보다는
언제까지라는 '시간개념'으로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네요.
'무의'가 막내딸 이름이군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