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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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장승규
울만큼 울었을까, 강은
이제 저 언덕 하나 넘어 파도소리를 듣는다
소금기가 밴
산국 핀 돌틈에선
오르막인가 하면 긴 내리막에
때로는 벼랑끝 절망으로 울부짖기도 했다
들국 핀 벌판에선
몇 번인가 다시 되돌아 구불구불 젖고 또 젖었는데
어느덧, 하국 옆 갈대숲에 이르니
오르막도 내리막도 없는 것이 늙으막이다
돌아갈 수 없을 때에야 알게 되었다
구불구불하다 불평하던 그 길이
눈부신 청춘이었단 걸
울어도 함께 하던 그 세월이
그리던 행복이란 걸, 강은
(남아공 서재에서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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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갈대숲 그늘막에서 쉬면서
'지금'을 생각하면
어찌 이 당황함을 감출 수가 있겠어요.
임기정님의 댓글

오르막도 내리막도 없는 것이 늙으막이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저릿합니다
장승규 시인님 건강하시고요 넙죽
장승규님의 댓글

기정님
여기는 이제 여름입니다.
한국은 단풍이 한창이라지요.
여기보다 한 계절 앞서 가네요.
건강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