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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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장승규
모자람이 클수록
서로를 애절히 당기는가 보다
움푹 파인 서로의 모자람이 서로를 꼬옥 쥐고 있는
두 눈사람
연민의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아서
이 밤, 다시 내리는 눈
돌아가는 길은 이미 눈 속에 묻혔고
이제
알리다 켈리의 '아모레 미오'를 들으면서
우리는 갈 수 없는 길을 얘기한다
벽난로는 타닥타닥 타고
'가지 않은 길'보다
갈 수 없는 이 길은 지금 더 애절하다
아직
흰머리에 흰 눈은 녹을 줄을 모르는데
밤이 깊도록
함박눈은 계속 내리고
우리는 이제
알리다의 진노 메모로, 이 끝소절을 들어야 한다
(남아공 서재에서 202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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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가지 않은 길보다 가지 못한 길이
지금 와서 보면
여한이 더 남는 것 같습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맞습니다
실향민인 아버지 또한
강 하나 건너면
바로 고향인 개성
그저 바라만 보시다
돌아가 셨지요
귀한 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