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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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경단
성영희
바다에도 꽃이 핀다
밀물 한번 다녀가면 순식간에 졌다가
어느 순간 해변 가득 만발하는 모래꽃들은
드넓은 갯벌을 화폭으로 삼는다
화사한 봄꽃들처럼 아름답진 않지만
쉬지 않고 갯벌 꽃밭을 가꾸는
엽낭게와 달랑게들
그 작은 입과 집게발들로
갯벌은 숨을 쉬고 생명들은 자란다
아무리 작은 모래 뭉치라도
무심코 뭉개지 말자
그 작고 동그란 경단 안에
세상천지가 다 들어있으니
도성의 거대한 성벽도
우뚝 솟은 바위산도
저 작은 몸짓과 게거품에서 시작된
자연의 신비다
마을을 다 삼킬 듯 포효하던 파도도
갯벌을 거치면 온순해져서
긴 물결무늬들을
꽃받침으로 두고 간다
<흙빛문학 79집>
성영희
바다에도 꽃이 핀다
밀물 한번 다녀가면 순식간에 졌다가
어느 순간 해변 가득 만발하는 모래꽃들은
드넓은 갯벌을 화폭으로 삼는다
화사한 봄꽃들처럼 아름답진 않지만
쉬지 않고 갯벌 꽃밭을 가꾸는
엽낭게와 달랑게들
그 작은 입과 집게발들로
갯벌은 숨을 쉬고 생명들은 자란다
아무리 작은 모래 뭉치라도
무심코 뭉개지 말자
그 작고 동그란 경단 안에
세상천지가 다 들어있으니
도성의 거대한 성벽도
우뚝 솟은 바위산도
저 작은 몸짓과 게거품에서 시작된
자연의 신비다
마을을 다 삼킬 듯 포효하던 파도도
갯벌을 거치면 온순해져서
긴 물결무늬들을
꽃받침으로 두고 간다
<흙빛문학 79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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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게거품 앞에서는
파도도 온순해져서 그냥 돌아가는군요
꽃받침 무늬만 몇 두고
자주 뵈니 반갑습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차분히 비내리는 아침에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모래에도 한약재 같은 경단이 있네요
임기정님의 댓글

모래 꽃이나 갯벌 걸을 때
사부작 살살 사 알 살 걸을게요.
역시 맛있는 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