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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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고향 / 최정신
하늘로 드는 기슭,
전설보다 오래 묵은 구름이
솜사탕을 떼어
지상을 향해 이륙시키고 있다
지극함으로 한 생을 견딘 고사목이
겨드랑이를 뻗어 백색의 고독을 은사처럼 던진다
봉우리 저편에서
시작도 끝도 없이 거친 숨을 몰아쉬는
바람은 불평 같은 건 안중에 없다
바람의 영혼과 한 몸이 되어
깃털보다 가벼운 홀가분이
몇십 해 살아낸 지분인 것을,
해발 1,510m에 깃발로 서 보며 안다
이곳에서 허리를 세우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다
세간 등짐이 바윗돌 같거든
봄보다 먼저 향적봉*에 내려 볼 일이다
저무는 생마다 제 몫의 날개가 있음을 안다
기어코 닿으리 구름 뒤 저쪽
*전북 무주 덕유산 정상
하늘로 드는 기슭,
전설보다 오래 묵은 구름이
솜사탕을 떼어
지상을 향해 이륙시키고 있다
지극함으로 한 생을 견딘 고사목이
겨드랑이를 뻗어 백색의 고독을 은사처럼 던진다
봉우리 저편에서
시작도 끝도 없이 거친 숨을 몰아쉬는
바람은 불평 같은 건 안중에 없다
바람의 영혼과 한 몸이 되어
깃털보다 가벼운 홀가분이
몇십 해 살아낸 지분인 것을,
해발 1,510m에 깃발로 서 보며 안다
이곳에서 허리를 세우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다
세간 등짐이 바윗돌 같거든
봄보다 먼저 향적봉*에 내려 볼 일이다
저무는 생마다 제 몫의 날개가 있음을 안다
기어코 닿으리 구름 뒤 저쪽
*전북 무주 덕유산 정상
추천1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산골님
해발 1510미터
금강산 백마봉이던가
그곳에 깃발로 서보면 어떤 기분일까요?
구름 속에 나부끼는 그런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정겨운 옛닉네임을 불러주니
다시 그 시간을 걷고 있는 듯 새록하네요
활짝 핀 봄이 기다려지는...
이장희님의 댓글

1연부터 3연까지 참 표현이 좋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최정신 시인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이시인 다녀갔군요
이시인 시 몇편을 감상했어요
모정을 향한 사모곡...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