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정읍사 문학상 대상 -이명윤 시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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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정읍사문학상 공모작 대상

내 속에 든 풍경 -내장산
이명윤
들머리에서부터 줄곧 따라오던 나비가 눈을 펄럭이며 사라졌다 바람은 저 멀리 망바위 틈에 잠들어 있었고 공중에 창처럼 펼쳐진 신록과 얼굴 위로 떨어져 아른거리는 햇빛 몇 조각이 다정히 나의 손을 이끌었는데
나비는 속을 훤히 드러낸 고목이 있는 숲속 어느 풀잎의 등에 앉아 천천히 숨을 접었다 펴고 있었다
일행은 고요 밖으로 사라지고 나비와 나 사이엔 어떤 발자국도 다녀가지 않았으므로
지그시 눈을 감았다 뜰 때마다 숲은 감추어둔 속내를 드러내며 화선지로 펼쳐지고 있었다
멀리 개울물 소리는 옛 장군의 음성처럼 흑과 백이 뒤섞여 그림 속으로 돌돌 스며들었고
문득 높이 날아든 까치 울음이 여백에 툭 툭 몇 방울 물감으로 찍히기도 하였지만 이내 신선봉 구름에 가려 하얗게 지워지고 말았다
떠나야 할 나비의 시간이 남아있을 풀잎의 시간에 기대어 그네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나비와 풀잎 사이로 마음과 마음 사이로 어떤 그림자도 끼어들지 않았으므로
눈을 감았다 뜰 때마다 숲은 아으 다롱디리, 아득한 음악처럼 기도처럼 제 몸을 접었다 펼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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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운영위원회님의 댓글

시마을에서 활동하시는 이명윤 시인님께서
정읍사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ㅎ
최정신님의 댓글

글이 풍경이 되어
마음에서 그네를 탑니다
삶과 일상에 시밭을 일구는 부지런함,
만인의 위로가 되는 아름다운 글,
정읍사 문학상 대상 축하합니다^^*
한뉘님의 댓글

축하드립니다 ^^
이명윤 시인님^^
언제나 문운ㅎ 가득한 일상 되시구요^^
장승규님의 댓글

이명윤 시인님
역시 우리의 자랑입니다
축하드립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축하드립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아, 올려 놓은 줄 몰랐어요^^;;
부끄럽고 고맙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이명윤 시인님 축하드립니다
좋은 글은 어디에서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동인의 자랑 맞습니다^^
박미숙님의 댓글

허시인님 글에 백번동감이요~^^
축하드려요
이번 가을 모임에 만날수 있는거지요?
성영희님의 댓글

어이쿠 너무 늦은 축하 미안합니다.
여전한 필력 부럽습니다.
저도 동인이어서 더 기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