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 통조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꽁치통조림
이명윤
서러운 눈빛은 뭇별처럼 먼 곳을 걷는다더니 어느 날 느닷없이 공장에서 해체되고 조림당한 감정이 낚시 마트의 봄 칸, 가을 칸, 지나는 동안 묵묵부답 앉아 창밖만 넋 놓고 바라보더니 누군가 번쩍 들어 거꾸로 뒤집어 놓았을 때도 억울하게 붙잡힌 밀정의 눈빛처럼 도무지 꿈쩍 않더니 눈 내리는 어느 겨울 바닷가 꽁꽁 얼어붙은 손을 호호 불며 하루를 허탕 친 낚시꾼들이 귀먹은 천재 음악가의 교향곡처럼 장엄하게 피어놓은 저녁의 불꽃을 만나, 부글부글, 제대로 끓고 있다.
밀봉된 슬픔은 유통기한이 길다.
댓글목록
제어창님의 댓글

시를 읽는 재미를 주시는 분
역시 멋지십니다
다음 모임 때는 얼굴 뵙고 인사 나눌 수 있기를 바래요~~
최정신님의 댓글

결구가 절창^^☆
임기정님의 댓글

그쵸 여는 순간은 짧지만 한2년 갇혀 잇는가 봅니다
통조림처럼 맛난시 잘 읽었습니다.
이시향님의 댓글

시의 향기 채널로
7692 분께 포스팅합니다.
매일 좋은 시 한편 읽을 수 있다면 행복하겠습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생각은 여기 두고 감정만 보냅니다.
갓 잡아 급냉하고 서둘러 밀봉한 감정입니다.
부패하지 않는 감정이오니
정량의 감정이오니
가급적 팔팔 끓여 드시기-ㄹ
(그 많은 대가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요?)